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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집안에 전단지 모아뒀다" 밀정 의심 증언 잇따라

[단독] "집안에 전단지 모아뒀다" 밀정 의심 증언 잇따라
입력 2022-08-18 19:52 | 수정 2022-08-1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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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김순호 경찰국장은 부인하고 있지만 노동운동을 함께했던 동료들은 그의 수상한 행동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동료들은 그의 밀정활동을 의심할만한 정황들을 구체적으로 증언했습니다.

    남재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김순호 국장은 군 제대 직후 복학하지 않고 부천지역 중소공장에 위장취업을 합니다.

    부조리한 노동 현실을 알리고 노조 설립을 돕는 일을 했는데 인노회에도 가입해 부천 지구장까지 맡았습니다.

    그런데 당시 함께 활동했던 동료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김 국장의 수상한 행동들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인노회는 노조설립을 독려하기 위해 전단지를 배포하곤 했는데, 김 국장이 이를 통째로 분실하는 일이 있었다는 겁니다.

    [안재환/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 초대회장]
    "분실한다든가 뭐 이런 일이 있고 그래서, 혹시 사고가 날까 봐 좀 주시를 하고 그랬는데."

    또 김 국장이 당시 우유나 신문 배달을 한 적이 있었는데 절대 유출돼선 안 되는 회의록 같은 문건들을 뭉텅이로 수레에 싣고 다니다 발각된 일도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 전 회원]
    "회의록 같은 거 다 품속에 넣고 이렇게 가거나 이렇게 하지. 없어지면 어떡하라고. 그때는 좀 이상한 놈이네. 이렇게만 생각했다고."

    뿐만 아니라, '김 국장이 지역 노동운동 모임에 나오지 않아 집에 사람을 보냈더니, 각종 전단지를 모아놓고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공안당국이 노동운동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던 군사정권 시절, 문서 한 장 때문에 경찰에 연행돼 고초를 겪는 일도 흔했던 상황에서 절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라는 겁니다.

    특히 인노회 사건이 터지면서 경찰에 연행됐던 동료들은 김 국장의 밀고 때문에 15명이 구속되며 조직이 와해됐다고 믿고 있습니다.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 전 회원]
    "조사받고 훈방 나왔던 친구들이 (경찰이) 그걸 다 알고 있었다는 거예요. 조직도에 성원은 누구누구고, 어느 회사 다니는지를 쫙해서…"

    89년 7월, 김순호 국장이 경찰에 자수하러 찾아갔다는 치안본부 대공분실의 홍승상 전 경감.

    김 국장은 홍 전 경감을 그날 처음 만났다며 밀고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홍 전 경감은 이보다 6개월 전인 89년 1월부터 인노회 사건 책임자로 인노회 회원들의 구속영장과 진술서에도 이름이 등장합니다.

    또 대공분실로 옮기기 전 성균관대를 담당하는 동대문경찰서 정보과에 근무했고, 김 국장과 함께 활동하다 분신 사망한 최동 열사의 가족들까지 그의 존재를 알고 있었습니다.

    [최숙희/故 최동 열사 동생]
    "(최동 열사가) 홍제동 치안본부에 불법 연행된 지 며칠 만에 면회를 했습니다. 거기에 홍승상이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너무 놀라고 기가 막힌다고 하셨습니다."

    홍 전 경감은 김 국장의 광주고등학교 선배이기도 합니다.

    [홍승상 전 경감 가족]
    "<홍승상 선생님.> 암환자예요. 암환자. 귀도 안 들리고 아무것도 못해요. 말도 못하고."

    이런 의혹들이 계속 불거지면서 오늘 민주화 인사 840여 명과 성균관대 재학생들은 역사가 몇십 년 전으로 후퇴하고 있다며 '밀정' 의혹을 받고 있는 김순호 국장의 경질과 경찰국 해체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MBC뉴스 남재현입니다.

    영상취재: 김경락 최인규 / 영상편집: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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