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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MBC] "고해성사 가르쳐준다더니"‥'성희롱'한 천주교 신부

[제보는 MBC] "고해성사 가르쳐준다더니"‥'성희롱'한 천주교 신부
입력 2022-08-22 20:31 | 수정 2022-08-2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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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 40대 천주교 신부가 20대 여성 신자에게 고해성사를 가르쳐 주겠다면서 성희롱을 하고,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천주교 측은 해당 신부에 대해서 징계 조치를 하지 않았고요.

    오히려 해당 성당의 주임 신부가 피해자에게 가해자를 괴롭히지 말라면서 고성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제보는 MBC, 손하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파주의 한 천주교 성당.

    지난달 말, 조용하던 성당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습니다.

    "성당으로부터 사과를 듣고 싶다"며 찾아온 여성 교인을, 성당 관계자들이 쫓아낸 겁니다.

    [성당 주임신부]
    (신부님!)
    "나하고 얘기를 하지 말고요, 우리 성당에 와 봐야 우리 성당은 해줄 게 없어. 나가세요!"
    [성당 관계자]
    "나가요. 저희 사무실에서."

    답변을 피하던 성당 측은 '사무실에 난동을 피우는 사람이 있다'며 112에 신고까지 해, 이곳 성당 마당으로 경찰차 3대가 출동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해 2월, 20대 여성 교인은 이 성당의 보좌신부에게 '고해성사'에 대해 물었다가 뜻밖에도 성적 표현이 언급된 답을 들었습니다.

    [피해 여성 교인]
    "'고해성사가 처음이라 너무 어려워요' 이렇게 질문을 드렸더니, 다른 사람이 있는지 한참 두리번거리시다가 'OO행위라든가, 이렇게 OO행위도 고해성사를 하라'고, 성적인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40대 남성인 이 신부는 얼마 뒤엔 밥을 먹자며 피해 여성을 불러내더니 택시 안에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습니다.

    [피해 여성 교인]
    "제 손을 한참 동안 이렇게 감싸고 놓지 않으시더라고요. 계속 빼려고 시도를 했는데 더 세게 잡으시니까, 제 손을 이렇게 여러 차례 주물럭주물럭 하시다가‥"

    "보고 싶다"며 수 차례 연락하고, 거절당하자 피해자가 일하던 카페에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피해 여성 교인]
    "자꾸 가만히 쳐다보고 서 있으니까 너무 무서워서 일부러 그 시선을 피하다가 눈이 마주쳤죠. 그런데 신부님이셨고‥ '생각나서 자매님 보러 왔다, 얼굴 봤으니까 됐다'고‥"

    불쾌감과 충격에 성당을 떠났던 피해 여성은 1년 가까이 다른 성당을 전전하다가 문제제기를 결심하고 다시 찾아갔습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달라고 한 건데, 돌아온 건 "가해자를 괴롭히지 말라"는 주임신부의 고성이었습니다.

    [성당 주임신부]
    "야, 내가 괴롭히지 말라고 그랬지! 저번에 너 왜 OO 신부님 괴롭히냐고 그랬잖아! 너 이렇게 시끄럽게 만들고‥ 나가!"
    (신부님, 이게 제 탓이에요?)
    "나가! 나가!"
    (나갈 거예요!)
    "나가! 나가! 나가!"

    결국 피해자는 가해 신부가 소속된 예수회까지 찾아갔고, 그 뒤에야 신부는 부적절한 말과 신체접촉, 일방적으로 일터에 찾아간 행위 등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예수회는 해당 신부의 사목활동을 중지시키고 4시간짜리 '성인지교육' 수강을 처분했지만, 징계는 하지 않았습니다.

    취재진에게도 '해당 신부의 성적 발언은 교리를 설명하다 나온 언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예수회 관계자]
    "성에 대한 덕목이고, 가톨릭 교회에서는 혼인한 관계에서의 성관계만을 이렇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그 외 (성적인) 것들은 죄가 된다고 설명을 한 거죠."

    예수회는 택시에서의 신체 접촉에 대해서도 "옆자리가 아니었고, 접촉도 길지 않았다"며 추행이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다만 신부가 여성 교인과 둘만 있는 곳에서 성적 언급을 한 건 불찰이었고, 교인이 방문을 거절하는데 일터를 찾아간 것도 부적절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성당 관계자들은 "피해자가 신부를 좋아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2차 가해성 답변까지 내놨습니다.

    [성당 관계자]
    "제3자 입장에서 봤을 때 어떻게 보이냐면, 신부님을 좋아하는 여자의 모습이었어요."

    피해자는 결국 경찰에 해당 신부를 고소했고, 경찰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영상편집: 안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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