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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지대 빈곤층 73만 명‥절반 넘게 '미신청' 이유는?

사각지대 빈곤층 73만 명‥절반 넘게 '미신청' 이유는?
입력 2022-08-23 19:54 | 수정 2022-08-2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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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 세 모녀처럼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빈곤층은 정부 조사에 따르면 70만 명이 넘습니다.

    그 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기초수급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그 이유가 뭔지, 이준범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리포트 ▶

    빚과 병원비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기초수급 신청을 하지 않았던 세 모녀.

    [화성시청 관계자]
    "복지 지원을 신청해라, 신청해라 해도 어머니가 그걸 거부를 했다고 집주인이 얘기하셨어요."

    기준 중위소득 30% 이하면 생계급여, 40% 이하는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최근 정부 조사인 2020년 보고서를 보면 지원 대상인데도 수급을 받지 못하는 빈곤층은 73만 명.

    이 가운데 48만 명이 수원 모녀처럼, 신청을 하지 않은 경우로 추정됩니다.

    부양가족이 있거나 재산 기준 심사에서 탈락한 경우보다 훨씬 많습니다.

    "제도를 알지만 떨어질 것 같다", "제도를 모른다", "신청 과정이 번거롭다"는 게 신청하지 않은 주된 이유였습니다.

    기초수급을 신청하려면 8가지 서류를 준비해야 하고, 두 차례 넘는 현장 조사도 받아야 합니다.

    스스로 '가난'을 입증해야 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까다롭습니다.

    상대적으로 고령이고, 학력이 낮고, 장기간 빈곤 상태에 놓여 있던 이들은 특히 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정성철/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지자체 차원에서 은행 내역, 재산 같은 것들을 조회할 수 있어요. 그런데 별도로 소득 얼마인지 재산 얼마인지 수기로 쓰게 해요. 그리고 이런 것들을 거짓말로 작성했을 시 처벌받을 수 있다, 이런 문구들도 있거든요."

    게다가 엄격한 선정 기준을 거쳐서 받게 되는 지원금의 수준은 낮다 보니 신청을 포기하게 되는 겁니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2019년 봉천동 탈북 모자 사건.

    비극적인 사건이 반복될 때마다 정부는 대책을 내놨지만, 수급제도를 전체적으로 손보기 보다는 취약 계층 발굴에만 집중해왔습니다.

    [정성철/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이대로라면) 그렇게 발굴이 돼도, 발굴된 사람 입장에서는 받을 수 있는 복지가 없고 그리고 발굴한 사람 입장에서는 지원을 해줄 수 있는 복지제도가 없는 거예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지시에 정부는 오늘도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 대책을 재점검해 정보 안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준범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나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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