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텃밭이나 집에서 직접 채소를 길러 먹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상추 같은 쌈채소나 토마토는 물론 참외도 직접 길러 먹는다고 하네요.
요즘은 채소값이 워낙 오르다 보니 살림에도 보탬이 꽤 되지만, 그건 그야말로 부수적인 이득일 뿐이라고 합니다.
더 큰 뭔가를 얻는다는 거겠죠.
본인도 텃밭농사를 짓고 있는 김윤미 기자의 리포트 먼저 보시죠.
◀ 리포트 ▶
서울 마포구청이 분양한 주민 텃밭.
허은 씨가 가을에 김장할 무 씨앗을 심고 있습니다.
유튜브와 이웃들에게 심는 법을 배웠지만, 처음 해보는 거라 아직은 좀 서툽니다.
[허은]
"'뭐 저렇게 심나?'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허 씨는 올해 초 15제곱미터 정도 땅을 분양받았습니다.
고추, 옥수수, 땅콩, 토마토.
처음에는 소일거리로 시작했지만, 하다 보니 채소값 아끼는 것도 꽤 쏠쏠합니다.
[허은]
<요새 채솟값 엄청 비싸거든요?>
"아, 비쌉니까? 나는 이거 한 뒤로 가지도 직접 따 먹고 여기 상추도 심었었어요. 상추 따 먹고 고추 따 먹으니까. 따로 안 사 먹었어요."
텃밭이 없어도, 집 베란다에서 키우면 됩니다.
20대 김수진 씨는 상추 몇 개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고구마, 오이, 쑥갓도 키웁니다.
한 사람 먹을 만큼은 충분히 나오니까, 특히 혼자 사는 2-30대 젊은이들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김수진]
"엄청 빠르게 잘 자라고요. 퇴근하고 나서 매일 볼 때마다 달라진 모습에 되게 뿌듯하고 좋더라고요. 혼자 먹을 만큼 충분히 나오고 주변에 나눠줄 수 있을 정도까지도 나오는 것 같아요."
가뜩이나 물가가 뛰고 있는데, 특히 올여름에는 폭염에 폭우까지 겹쳐 채솟값이 폭등했습니다.
상추와 시금치 값이 한 달 만에 2배나 뛰었고, 오이와 열무는 70% 안팎, 부추, 배추, 미나리, 무도 2~30% 값이 올랐습니다.
꽃을 파는 화훼 가게에서도, 요즘은 채소 모종이 잘 팔랍니다.
지금은 김장에 쓸 배추, 무, 오이, 상추 모종이 나와 있습니다.
모종 3개 값이 1천 원 정도.
한 뿌리에서 오이 한두 개, 상추 서너 번만 따 먹어도 사 먹는 것보다 이득이라고 합니다.
[김은순/화훼 가게 사장]
"평소보다 더 많이 나가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채솟값이 비싸니까. 젊은 사람들이 많이 사가요."
저도 텃밭을 합니다.
올해로 2년 차인대요.
여기는 감자를 키워서 장마 전에 수확을 끝냈고, 옥수수도 지난주에 따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지금은 토마토랑 고구마를 좀 키우고 있는데요.
작황도 괜찮고 가족이랑 키우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박시윤]
<올해 우리 텃밭 어땠는지 얘기해줄 수 있어?>
"처음에는 진흙이 엄청 많았는데 이제는 엄청 새롭게 달라져서 놀라워요."
특히 도시에서만 자란 아이들이 자연과 친해진 것도 또 하나의 소득입니다.
[박시호]
<올해 텃밭 어땠어?>
"고구마순"
<고구마순 까는 거 힘들었어? 뭐가 재밌었어?>
"이거 잡는 거"
집 베란다에서는 참외를 길러 먹었습니다.
"우와 무겁다."
직접 길러 먹는 채소는 고물가 시대의 생존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해본 사람들은 그것보다 훨씬 더 큰 걸 얻어간다고 말합니다.
[허은]
"시간 있을 때마다 오니까, 또 가까운 거리니까 아주 운동 삼아 좋아요. 고추도 달리고 작물이 자라는 걸 보니까 내 마음도 아주 좋아지는 것 같아요."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 영상편집: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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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8-23 20:17
|
수정 2022-08-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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