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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밥 짓고 수건 빨아와라"‥새마을금고 엽기 성차별

[단독] "밥 짓고 수건 빨아와라"‥새마을금고 엽기 성차별
입력 2022-08-23 20:29 | 수정 2022-08-2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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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금부터는 한 직장에서 벌어진 노골적인 성 차별 행태와 관련한 MBC의 단독 보도로 뉴스 이어가겠습니다.

    새마을 금고의 한 지점에서 여성 직원들에게 점심시간마다 밥을 짓게 하고, 뒷정리에 냉장고 정리, 거기다 화장실 수건을 빨아 오라는 지시까지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금이 2022년이 맞는지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성 차별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는데, 결국 견딜 수 없었던 한 직원이 그간의 부당한 지시에 대한 증거를 모아서 직장 갑질을 폭로했습니다.

    먼저 김세영 기자의 단독 보도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밥솥을 갖고 싱크대 앞으로 가는 한 여성.

    쌀을 씻고, 물의 양을 재더니 밥솥 뚜껑을 덮고 밥을 짓기 시작합니다.

    탁자 위에 그릇과 수저도 놓습니다.

    가정집 주방인가 싶은데, 여성이 근무복을 입고 있습니다.

    실제는 전북 남원의 한 새마을금고 지점입니다.

    3년차 여성 직원이 탕비실에서 동료 직원들의 점심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겁니다.

    [OO새마을금고 여성 직원 (제보자)]
    "반찬을 매달 주문을 하고, 밥은 직원들이 준비를 해서 먹어요. 그런데 밥 준비는 항상 여직원들이 해왔거든요."

    이 직원이 입사하자마자 배운 일 중 하나는 놀랍게도 밥 짓는 방법이었습니다.

    [OO새마을금고 여성 직원 (제보자)]
    "인수인계해주시던 여성 직원 분께서 쌀을 어떻게 짓는지, 4명이서 먹으니까 밥은 몇 컵 넣고 물 조절 이 정도 하고 몇 시까지 밥을 해놓고‥"

    직원들의 점심을 위한 밥 짓기.

    출근하자마자 본업인 예금 업무 만큼이나 신경써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OO새마을금고 차장 (녹취)]
    "11시 전에는 밥을 해야 돼. 시간되면 아침에라도 밥을 미리 하고, 상무님하고 이사장님 계시면 식사하실 건지 물어보고‥"

    매번 일일이 검사받기 일쑤였고,

    [차장 (녹취)]
    "(쌀 붓는 소리) 많지 않을까? 3명 먹을 거만 하면 된다고."
    (4명 할 때 3컵 하거든요.)
    "많아, 많아."
    (이 정도?)
    "아니, 아니."

    심지어 밥 상태를 평가받기까지 했습니다.

    [OO새마을금고 지점장 (녹취)]
    "밥이 왜 이렇게 질게 됐냐?"
    (물 조절에 실패했어요.)

    식사 후 뒷정리는 물론, 냉장고 관리도 신경쓰지 않으면 핀잔을 들었습니다.

    [OO새마을금고 계장]
    "맨날 그렇게 (음식을) 쌓아 놓지 좀 마요. 냉장고 내가 제때제때 버리라고 말했잖아요. 세 번이나 말했어 세 번이나."

    이 직원이 업무 외에 챙겨야 할 일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OO새마을금고 차장 (녹취)]
    "집에 세탁기 있지?"
    (네.)
    "수건 가져다가 빨아서 오고‥"

    회사의 남녀 화장실에 비치하는 수건을 집에서 세탁해오라는 지시까지 받은 겁니다.

    [OO새마을금고 여성 직원 (제보자)]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은 거예요. 그걸 집에 가져가서 해오는 거는 너무 선을 넘었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수건을 쓴 사람이 세탁하자'고 제안했더니, 여성 상사는 뜻밖의 답을 했습니다.

    [OO새마을금고 여성 직원 (제보자)]
    "남자 직원들한테 '본인들이 쓴 거기 때문에 세탁하세요'라고 그렇게 말할 수 있어?
    (수건 빨아오라는 소리를 태어나서 처음 들어가지고.)
    "집에서 세탁하든지 손으로 빨면 되는 거지."

    노골적인 성차별이 만연한데도 여성 직원들조차 반발하지 않고 있는 이 회사.

    선임자들이 '살아남는 방법'이라며 알려준 건 회식 때 간부들에게 술을 잘 따르라는 주문이었습니다.

    [차장]
    "이사장님 술 한 잔 따라주라고. 성적인 부분에서 잘못되고 잘되고 이런 부분도 있지만 그런 것도 하나의 배워야 될 점이거든. '아 내가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이래야 되겠구나'‥"

    문제의 새마을금고를 찾아가봤습니다.

    왜 여성 직원들에게 밥 짓기를 시키냐고 묻자 "다른 여성 직원들도 했던 관행이었다"며 "상사들도 밥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OO새마을금고 이사장]
    "주위 상사들이 설거지하고 밥도 더 많이 짓고 찌개도 끓였는데, 우리가 본인한테 얼만큼 잘해주고 그런 이야기는 안 하던가요?"
    (밥을 지어주는 게 잘해주는 거예요?)
    "같이 먹으면 설거지 안 시키면 잘해주는 거 아니에요?"

    수건 세탁에 대해선 처음엔 "다같이 했다"고 하더니,

    [OO새마을금고 상무]
    "고객들이 쓰는 수건이라서 어떻게 보면 '빨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잖아요. 저도 집에 가서 싹 걷어다가 세탁기로 돌려서 말려서 저도 가져와본 적도 있고‥"

    취재팀이 계속 질문하자 결국 인정했습니다.

    [OO새마을금고 이사장]
    "그쯤하면 돼."
    (뭐가 끝났어요 전 더 여쭐게 있는데, 왜‥)
    "우리 할 얘기 없다고. 인정하잖아, 이거 했다고. 그런 거 시켰다고."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장영근/영상편집: 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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