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대혼돈에 빠진 국민의힘 상황, 정치팀 김민찬 기자와 더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정리하자면 국민의힘은 이제 어떤 체제가 되는 건가요?
비대위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 기자 ▶
말 그대로 사상 초유의 지도부 공백상태죠.
당장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될 것 같습니다.
현행 비대위를 유지하는 방안, 또는 비대위를 해산하고 기존 최고위원회가 지도부가 되는 방안입니다.
비대위 유지 방안은 당 지도부가 추진하고 있습니다.
법원에서 주호영 비대위원장만 직무를 정지했지, 비대위 출범이나 비대위원 임명에는 별다른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이 경우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맡을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당 지도부로서는 현행 비대위 체제를 흔들지 않으면서 충격을 최소화 하는 방안이죠.
◀ 앵커 ▶
권성동 대표가 비대위를 또 맡게 되면 그건 그야말로 원래 그대로 돌아가는 거 아닙니까?
원상복구네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직무대행을 하지 않겠다는 공표도했었고요.
지금의 비상 상황이 권성동 원내대표 때문에 또 생겼다는 당내 지적도 있고.
그런데 이준석 전 대표 측은 다릅니다.
법원 결정의 핵심은 "비대위 자체가 무효"라는 겁니다.
법원이 비상상황이 아니라고 했는데, 비대위를 유지하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거죠.
따라서 최고위원회의를 재구성해서 지도부를 만들자는 겁니다.
이 전 대표 측은 최고위를 재구성해도 권성동 원내대표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당내 친이준석 성향의 의원들이 여기에 동조하고 있고요
내일 의원총회가 열리는 데 아마 여기서 격론이 오갈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
이준석 전 대표는 향후에 당 대표 복귀가 가능해진 건가요?
◀ 기자 ▶
그렇게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일단 성상납 무마 의혹으로 당원권이 6개월 정지된 상태인데, 이건 그대로 유지되는 거고요.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를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하면 대표 복귀는 더 어려워집니다.
또 이 전 대표가 대통령과 윤핵관들을 겨냥해 거친 여론전을 펼친 만큼 이미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당내 반발 여론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가처분 결정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이 전 대표로서도 상처가 많은 승리인거죠.
또 성상납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가 남아있는 점도 이 전 대표에겐 부담입니다.
이 전 대표가 오늘 예정된 인터뷰를 취소하고 다시 짐을 싸서 어디론가 떠났는데요.
당분간 잠행을 하면서 여론 추이를 볼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이 전 대표가 사실상 법원 결정으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긴 만큼, 선제적으로 대표직을 자진사퇴하면서 당 수습의 물꼬를 터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 앵커 ▶
이번 법원 결정으로 윤 대통령과 윤핵관들이 타격을 받은 것도 사실인 거 같아요?
◀ 기자 ▶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성상납 무마 의혹으로 이 전 대표를 징계한 건 당 내부의 적법한 절차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윤 대통령이 권성동 대표에게 보낸 내부총질 문자파문은 이 전 대표에게 투쟁의 동력을 만들어 줬거든요.
비대위 수립 절차도 사퇴선언을 한 최고위원들이 다시 의결에 참여하는 등 누가 보기에도 무리한 장면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법원의 오늘 결정이 이 전 대표의 승리인 것과 동시에, 대통령과 윤핵관의 패배라는 시각이 존재하는 겁니다.
◀ 앵커 ▶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오늘 법원 결정 시점이 참 묘한 게, 어제오늘 새롭게 잘 해보자고 연찬회도 열었잖아요.
결의문까지 발표했는데 다 무용지물이 된 거 아닌가요?
◀ 기자 ▶
국민의힘은 1박 2일 연찬회를 마치면서 이제 비대위가 출범해 당내 혼란이 일단락된 만큼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며 일하자. 이렇게 다짐까지 했는데 도루묵이 된 겁니다.
그렇다 보니 국민의힘 내에서는 법원 결정에 의도가 있다.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의원들도 있었는데요.
법원 결정이 나온 시간이 오전 11시 50분이었고요.
국민의힘이 연찬회를 마무리한 게 10분 전이었거든요.
그래서 국민의힘이 국민 위해서 민생을 잘 챙겨보자고 이렇게 의견을 모으고 발표한 걸 보고, 법원 기습적으로 결정을 내렸다. 이렇게까지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 앵커 ▶
좀 다른 얘길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와중에 권성동 원내대표가 연찬회 중에 기자들과 술자리를 가진 게 논란이 되기도 했죠.
◀ 기자 ▶
네. 권성동 원내대표가 어젯밤에 한 식당에서 술 마시고 노래하는 영상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개됐는데요.
을지훈련 기간 중이라서 '술 없는 연찬회'를 강조했던 취지와 어긋나지 않냐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어제 당 지도부가 기자들의 저녁 자리 몇 곳을 나눠서 돌았는데, 권 대표가 한 식당에서 기자들의 요청을 받고 노래를 불렀다가, 이게 휴대폰에 찍혔고, 영상이 공개된 겁니다.
국민의힘은 원정 취재를 온 기자단에게 당 지도부가 인사하는 건 여야를 떠나 늘 있는 관례적인 일이다.
무분별한 정치 공세는 유감이다 이렇게 대응했습니다.
◀ 앵커 ▶
김민찬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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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민찬
김민찬
국민의힘은 어디로? 이준석 행보는?
국민의힘은 어디로? 이준석 행보는?
입력
2022-08-26 19:56
|
수정 2022-08-26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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