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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N이슈] "성희롱 거부하자 괴롭힘"‥성차별적 직장 괴롭힘

[노동N이슈] "성희롱 거부하자 괴롭힘"‥성차별적 직장 괴롭힘
입력 2022-08-27 20:13 | 수정 2022-08-2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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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여성 노동자들이 겪는 직장 괴롭힘에는 성폭력이 동반될 때가 많습니다.

    몸매가 좋다. 둘이 술 한잔 하자. 이런 괴롭힘은 호감과 친절로 위장하고 있는데, 단호하게 거절할 경우 곧장 괴롭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차별적 직장 괴롭힘의 실태를 차주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피아노 강사 황서원 씨.

    밤낮 없이 연락하는 학원장때문에 우울증까지 생겼습니다.

    [학원장 통화 녹취]
    "너 가방 바꿨더라. (네?) 흰색이었잖아 원래. 그거 뭐야? 언제 바꿨어?"

    강사들 험담, 연애사, 외모 평가까지, 성희롱과 다름없는 말들을 새벽까지 들어야 했습니다.

    [황서원]
    "골반은 너처럼 타고나지 않으면 못 얻는거야. 너는 볼륨감이 있고. 이런 식으로 되게 수치스럽게 말을 하셨고."

    하지만 전화를 안 받을 수도, 기분 나쁜 티를 낼 수도 없었습니다.

    [학원장 통화 녹취]
    "내가 절대권력 아니냐? (그렇죠.) 나랑 연락을 안 하면서 다닐 수 있을 것 같아? 본인이 힘들걸."

    휴일에 같이 놀러가자는 걸 거절하자, 곧바로 괴롭힘이 시작됐습니다.

    노골적인 무시와 따돌림, 그리고 퇴사 압박.

    1년을 견디다 결국 해고됐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이라 신고도 못했습니다.

    [황서원]
    "'내가 죽어야 이 사람이 나한테 사과를 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냥 아프지만 않으면 진짜 죽고 싶다."

    코레일 자회사에서 일하는 최미영 씨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기간제로 입사한 뒤 6개월 동안, 소장의 개인 술자리에 몇 번이나 불려갔습니다.

    [최미영(가명)]
    "'거기는 제가 갈 자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했더니 '그냥 여자친구라고 소개하면 되지' 이러시는 거예요."

    소장과 단 둘이 일하는 사무실, 퇴근 이후 술자리까지 왜 따라가야 했는지 물어봤습니다.

    [최미영(가명)]
    "거절하고 나면요. 저 '투명 인간'이에요. 사람을 쳐다도 안 보고. 이유도 모르고 하루 종일 힘들어요. 숨 막혀요."

    공무직 전환을 앞두고, 소장의 평가 점수도 잘 받아야 했습니다.

    [최미영(가명)]
    "66점 줄 수도 있고 99점 줄 수도 있다. 그거에 따라서 서무님, 공무직 될 수 있습니다."

    [코레일테크 여직원]
    "너는 특별히 좀 챙긴다고 하면서 밖에서 만남을 가지려고 해요. 밥 한번 먹자, 술 한잔 하자."

    동의하지 않았냐, 잘해주려고 그랬다.

    여성들이 겪는 직장 괴롭힘은 성폭력과 맞닿아 있습니다.

    [코레일테크 소장]
    "강제로 데려간 게 아니잖아요. 동의를 구하고 '네, 좋습니다' 해서 갔던 거예요."

    [학원장]
    "'너 날씬하다. 예쁘다' 얘기를 해주면 되게 좋아했었어요."

    저항할 수 없는 노동약자들이 피해자였고, 눈치껏 알아서 따돌리는 동료들은 또다른 가해자였습니다.

    [최미영(가명)]
    "소장이 차갑게 대하면 주변 사람들이 눈치를 채요. '소장하고 안 좋구나. 그러면 아는 척 하지 말아야지'"

    성차별적 괴롭힘은 폭언과 욕설이 아닌, 호감과 친절로 위장합니다.

    그래서 피해자만 힘들 뿐, 가해자조차 이게 괴롭힘인지 모를 때도 많습니다.

    [구미영/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
    "관련된 당사자들이 문제 의식을 못 느낀다는 거죠. 이것이 인권 침해 행위이고, 노동권 침해 행위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로 너무나 만연해 있다."

    직장갑질119 조사 결과, 성희롱을 거부하자 직장 괴롭힘까지 당했다는 피해자는 10명 중 8명이었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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