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완공을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3공장에서 삼성물산 하청업체 직원들이 이달 초 배관 밸브를 교체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오염물질에 노출됐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삼성 측은 응급상황이 아니었다면서, 노동부 보고 없이 사고 처리부터 경위 조사까지 자체 처리했습니다.
구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3일,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3공장에서 시공업체인 삼성물산의 협력사 직원들이 배관 밸브를 교체하다 오염물질에 노출됐습니다.
배관에서 뿜어져 나온 정체불명의 액체가 작업 중이던 5명의 신체로 튄 겁니다.
직원들은 어지러움 등을 호소해 삼성 부속 의원으로 옮겨졌고, 이 가운데 2명은 외부 종합병원 등에서도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진 결과 모두 '이상 소견'이 없어 귀가 조치했고, 다음날 정상 출근했다고 삼성 측은 전했습니다.
삼성은 사고 당시 어떤 오염물질이 얼마나 유출됐고, 위험성은 어느 정도인지 등의 경위를 관계 기관에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반도체 공장의 경우 '공정안전관리제도'에 따라 오염사고 발생 시 노동부에 신고해야 하지만, 사고가 난 공장은 아직 완공 전이어서 그럴 의무가 없다는 겁니다.
사고 수습도 삼성 자체 소방대가 진행해, 경찰도 소방도 사고 자체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소방 관계자]
"삼성 정도 규모면 자체 사내 119가 있어서, 저희한테 신고가 안 들어오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죠."
삼성 측은 유출된 오염 물질에 대해 "폐수"였다며, "화학물질관리법 등에 따른 신고 대상이 아니고 응급상황도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폐수'의 구체적인 성분을 묻자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 문제로, 대외비"라며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노동부에는 '아직 반도체 공장이 아니'라는 이유로 보고하지 않고, 언론에는 '반도체 공장'이라는 이유로 폐수 성분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한 셈입니다.
[이철갑/조선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기업체에서 사용하는 그런 폐수는 작업 공정 과정 중에서 (유해)물질들이 거기에 첨부, 첨가됐을 수 있거든요. 노동자 입장에선 알아야 될 권리가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 노조 측은 사고가 발생해도 은폐되기 쉬운 구조라며, 사내 '산업안전위원회' 가동을 실질화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4년 전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는 이산화탄소 유출 사고로 2명이 숨졌는데, 당시 삼성은 부상자의 사망 가능성이 높아진 뒤에야 당국에 신고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 / 영상편집: 오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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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구나연
삼성 반도체 공장서 오염물질 유출‥처리도 조사도 '셀프'?
삼성 반도체 공장서 오염물질 유출‥처리도 조사도 '셀프'?
입력
2022-08-27 20:18
|
수정 2022-08-2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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