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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리는 석탄산업‥탄 캐는 광부들의 앞날도 막막

막 내리는 석탄산업‥탄 캐는 광부들의 앞날도 막막
입력 2022-08-27 20:22 | 수정 2022-09-17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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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과거 우리나라 산업화 시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게 석탄산업입니다.

    1988년 연생산 522만 톤을 정점으로, 국내 생산은 계속해서 줄어왔는데요.

    지금은 광산 네 곳만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탄을 캐면 캘수록 적자만 쌓이고 광부들의 작업 환경마저 열악해지면서 결국 정부는 민영 탄광 1곳을 제외한 나머지 세 곳을 조기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3-4년 뒤면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될 석탄산업 현장에 이준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일제시대에 개발돼 90년 가까이 명맥을 이어온 강원도 태백시 장성광업소.

    출근한 광부들과 함께 인차를 탔습니다.

    30여 분간 3번을 갈아타자 땅속 1,075m의 어두컴컴한 막장이 나옵니다.

    탄이 계속 고갈되면서, 작업장은 지하 깊은 곳을 계속해서 향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갈 곳 없는 갱도 끝에서 광부는 안전모 불빛에 의지한 채 홀로 폭약을 설치합니다.

    "발파, 발파, 발파."

    [최경남/태백 장성광업소 광부]
    "예나 지금이나 (작업 환경은) 똑같아요. 달라지는 건 사람이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성인 키만 한 장비로 탄을 캐는 굴진 작업도 지금은 광부 혼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원모/태백 장성광업소 광부]
    "<이것도 2인 1조로 해야 하는 거죠?> 뒤에서 봐주고 그렇게 해야 하는데, 보시다시피 혼자 천공을 하고 빼고 닫고, 많이 위험하죠."

    국내 석탄 생산량은 해마다 10%씩 줄어, 작년에는 90만 톤에 머물렀습니다.

    수요도 줄고, 석탄을 생산하더라도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계속된 적자에 대한석탄공사는 지난 2016년부터 신규채용도 중단했습니다.

    결국 정부와 석탄공사 노동조합은 지난 3월, 탄광 3곳을 조기 폐광하기로 잠정 합의했습니다.

    장성광업소는 오는 2024년 문을 닫게 됩니다.

    [박이순/태백 장성광업소 광부]
    "(다음) 세대를 위해서는 광산이 폐광되는 게 맞는데, 폐광이 됐을 때 이 인원들이 다 어디로 가냐 말이에요. 이건 정부 차원에서 생각해 볼 문제고…"

    광부들에게는 퇴직금 명목의 보상비가 지급될 예정이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큽니다.

    [최두환/태백 장성광업소 광부]
    "착잡하죠. 저는 아이가 3명이 있는데 저 같은 경우는 근무연수도 얼마 안 되어서 (조기 폐광) 대책비도 많이 적고…"

    한 때 12만 명이 넘었던 태백시의 인구는 석탄 산업이 쪼그라들면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석탄공사 광업소 3곳이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문을 닫으면, 국내에는 삼척 도계의 민영탄광 1곳만 남게 됩니다.

    MBC뉴스 이준호입니다.

    영상취재: 김창조, 배광우(강원영동) / 제작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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