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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열악한 인프라에 바가지 숙박비‥'10만 공연' 괜찮나?

[바로간다] 열악한 인프라에 바가지 숙박비‥'10만 공연' 괜찮나?
입력 2022-08-30 20:25 | 수정 2022-08-30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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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간다, 사회팀 손하늘입니다.

    오는 10월로 예고된 대형 이벤트 때문에 부산시내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습니다.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BTS의 무료 공연을 보기 위해, 국내외 팬 10만 명 이상이 이곳 부산을 찾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런데 누구보다도 이 공연을 기다릴 BTS의 팬들이 오히려, 계획을 바꾸거나 아예 취소해 달라며 항의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공연이 열릴 현장으로 저희도 지하철을 타고 바로 가보겠습니다.

    영남권 일대 기차역과 공항 가운데 BTS 공연장과 가장 가까운 부산역에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공연 당일엔 행사장 주변의 차량 통행이 통제되기 때문입니다.

    4량짜리 지하철을 타고 11개 역을 지나, 환승하고 10분을 기다려 열차를 갈아탄 뒤 다시 11개 정거장을 달리니, 1시간 20분 뒤 기장군 일광역에 도착합니다.

    [택시기사]
    (서울에서 내려왔는데, 여기 BTS 공연하는 거 있잖아요.)
    "여기로 바로 가면 바로 여기예요."

    다시 15분을 걸어가자 바닷가 어촌 마을에 허허벌판이 나타납니다.

    녹슨 철조망으로 둘러쳐진 흙바닥.

    10월 15일,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BTS 공연이 열릴 곳입니다.

    (계십니까?)
    "‥"

    한때 유리공장이었던 이곳은 회사가 이전한 뒤 한동안 방치돼 있다가 초고층 아파트 건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관객들이 서서 공연을 보게 될 자리입니다.

    원래 있던 공장의 굴뚝을 철거한 자리다 보니, 땅을 메우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공사 관계자]
    "땅이 울퉁불퉁하고 흙이 깔려 있어서‥ 골재, 조그만 돌 같은 걸 깔아서 먼지가 안 나게끔 하는 겁니다. 단단한 골재, 골재라고 하거든요."

    주최 측인 하이브와 부산시는 좌석 5만 명과 입석 5만 명, 합쳐서 10만 명을 무료로 초청할 계획입니다.

    [서성규/기장군 주민]
    "(BTS가) 오면 우리 마을도 알리고, 기장군도 다 좋아질 거고, 아무래도 안 그렇겠나‥"

    그런데 이 마을로 진입할 수 있는 통로는 작은 도보다리까지 합쳐 세 곳뿐이고 길마저도 좁습니다.

    마을이 바다와 바로 맞닿아서 섬과 같은 지형이다 보니, 좁은 왕복 2차로의 다리를 건너야만 마을 안쪽으로 들락날락할 수 있습니다.

    공연장 입구 역시 단 두 곳 뿐.

    도로엔 가로등이 드물어, 밤이면 캄캄한 암흑으로 변하고, 주변엔 식당이나 화장실 등 이렇다 할 편의시설도 없습니다.

    10만 명의 관객이 모여야 되는데 출입과 통행에 문제가 없을지, 교통대란과 안전사고 우려는 없는지, 걱정된 팬들이 벌써부터 현장에 왔습니다.

    [최경혜/BTS 팬 (부산 시민)]
    "'거기 인프라가 전혀 없는데 어떻게 거기서 하게 된 거지?' 하고는 현지 답사차 온 거예요. 제가 아미(BTS 팬)이다 보니까, 아미들이 온다면 되게 불편하지 않을까‥"

    [BTS 팬]
    "영국 웸블리에서 할 때도 5만 명 들어갈 때 화장실이 2천7백 개였다고 하는데, (부산은) 10만 명인데 간이시설로 한 달만에 뚝딱 만들 수 있는게 맞는지‥"

    6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 등 검증된 시설을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부산시는 예정대로 일광 해변에서 공연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한꺼번에 10만 명이 들어갈 수 있고 100m 이상의 무대에, 100톤급 크레인을 설치할 수 있는 지반을 갖춘 유일한 곳이라는 겁니다.

    수요가 일시적으로 급증한 숙박도 문제입니다.

    공연장 주변 마을의 숙박업소는 작은 여관 한 곳과 모텔 몇 곳이 전부.

    부산 지역 전체 객실 수도 6만 5천 개에 불과합니다.

    [호텔 관계자]
    "이미 그 날은 지금 만실이어서요. 70~80만 원 그게 최고로 비싼 거고, 저희는 '정상 가격'이 따로 없으니까‥"

    공연 계획이 알려진 뒤 하룻밤 5만 원에서 10만 원 하던 모텔은 1백만 원 안팎까지 뛰어올랐습니다.

    [모텔 관계자]
    "금요일날 45만 원, 토요일날 95만 원 되어 있네요. 저희가 뭐 어떻게 (가격을) 바꿀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1천만 원을 내면 하룻밤을 묵게 해주겠다는 아파트 집주인까지 등장했습니다.

    팬들의 원성이 커지자 부산시는 물론 공정거래위원회까지 현장에 직원들을 보내 단속하기로 했지만, 대부분의 팬들이 이미 울며 겨자먹기로 거액을 지불한 상황입니다.

    [최경혜/BTS 팬 (부산 시민)]
    "BTS를 통해서 한국의 문화를 알리게 되는 건데, 외국에서 분명히 아미(BTS 팬)들이 오게 되어 있거든요. 한국의 이미지도 걱정스럽고‥"

    부산시는 공연 당일 항공기와 열차를 늘리고, 공연장까지 배를 띄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한 공연이 자칫 역효과만 불러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간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영상편집: 안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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