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제에 이어 이 소식 또 전해드립니다.
부산시가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며 오는 10월 바닷가 공터에서 관객 10만 명을 모아 BTS 공연을 열기로 한 것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부산시 등 관계기관이 논의한 대책 문건을 입수해 살펴봤는데요.
곳곳에서 허점이 발견됐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바닷가 어촌마을의 폐공장터로 정해진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BTS 공연장.
여기서 10만 명을 모아 무료 공연을 한다는 소식에 반발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시 등 관계기관의 대책회의 문건을 입수했습니다.
공연장까지 왕복 2차로의 좁은 도로가 전부여서 관객과 차량의 동선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돼 있습니다.
일반 관객은 전철 일광역에서 15~20분을 걸어 후문으로 들어가도록 하고, VIP들은 고속도로 나들목부터 공연장까지 별도의 동선을 이용해 차를 타고 가서 전용 출입구로 들어가게 한다는 겁니다.
[부산 기장군청 관계자]
"(일반 관객은) 다 도보로 갈 수 있도록 일광역에서 하다 보니까, (마을길은) 교통 통제가 이뤄져야 하겠죠."
출입문 두 개 가운데 하나를 VIP 전용으로 쓰면 9만 6천여 명의 일반 관객이 이용할 출입문은 단 하나.
공연 직후 한꺼번에 관객이 몰릴 경우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시간을 나눠 나가게 하면 얼마나 오래 걸릴지 가늠하기도 어렵습니다.
똑같이 10만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의 출입문이 54개에 이르는 것과 비교됩니다.
[부산 기장경찰서 관계자]
"이제 (계획을)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은 정해진 건 없습니다."
무사히 출입구를 빠져 나온다 해도 마을을 벗어나는 것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공연장에서 전철역까지 가는 다리는 좁은 2차로 두 개와 보행로 한 개 등 모두 세 곳뿐.
전철역에 도착해도 탈 수 있는 건 20~30분 간격으로 오는 4칸짜리 열차가 전부입니다.
부산시가 문건에서 예상한 열차의 수용 인원은 한 번에 최대 1천 명, 시간당 최대 4천 명.
부산시는 동원 가능한 전동차를 모두 투입해 배차간격을 5분까지 줄인다는 계획이지만, 이 경우에도 부산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인원은 시간당 최대 1만 2천 명으로, 모두 나가려면 8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부산시는 가까운 1·2·4호선 전철역으로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방안도 내놨는데, 인파 속에서 그 많은 버스를 댈 자리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택시기사]
"주차 공간이 없다. 이 말입니다."
(주차 공간이요?)
"차 가져오면 완전 차가 마비된다고요. 교통 마비가 되고 들어오지도 못해요, 엉켜서."
부산시가 내놓은 선박 투입 계획도 의문을 키우고 있습니다.
공연장 앞바다까지 바로 가는 유람선과 크루즈를 띄운다는 건데, 이곳의 선박 접안은 30미터까지만 가능해 최소 수백 미터에 달하는 크루즈선은 바로 이용할 수 없고, 바지선까지 대야 합니다.
[양미숙/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
"교통이 불편하기도 하고, 그다음에 또 멀리 떨어져 있죠. 그래서 어떻게 관객들을 그 그리로 보낼 건가 하는 문제, 이런 걸 고려했을 때 이게 과연 적절한지가 좀 의문입니다."
열악한 환경 문제도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공연장에는 음료를 제외한 음식 반입을 전면 금지하고 푸드트럭을 배치한다는 계획.
밤새 줄을 선 뒤 오전 9시부터 입장해 저녁까지 기다려야 하는 관객 수만 명의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최경혜/BTS 팬( 부산시민)]
"식당도 주변에 아무것도 없고 인프라가 전혀 없어버리면 이 친구들 입장에서는 좀 황당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의 이미지도 조금 걱정스럽고."
또, 부족한 숙박 문제 해결을 위해 공연장 주변에 부랴부랴 텐트촌과 야영장을 운영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이 또한 졸속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영상편집: 안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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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손하늘
[집중취재M] "유람선·텐트촌·푸드트럭"‥BTS '10만 공연' 졸속 논란
[집중취재M] "유람선·텐트촌·푸드트럭"‥BTS '10만 공연' 졸속 논란
입력
2022-08-31 20:22
|
수정 2022-08-3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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