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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일회용 스키장‥복원 늦어지며 폭우에 토사 유출

올림픽 일회용 스키장‥복원 늦어지며 폭우에 토사 유출
입력 2022-09-02 20:18 | 수정 2022-09-02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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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올림픽이 끝나면 원래대로 돌려놓겠다.'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원도 정선 가리왕산에 만들어진 알파인 스키 활강 경기장.

    복원을 전제로 지어졌지만, 복원 계획 세우는 게 지연되면서 얼마 전 호우 때 많은 양의 토사가 유실됐습니다.

    이대로 둘 경우 더 큰 피해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류현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길게 뻗은 스키 활강 경기장 경사면 곳곳이 움푹 파여있습니다.

    지표면 아래의 크고 작은 바위들이 그대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슬로프 아래에 묻은 직경 2미터의 배수관도 찌그러진 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4년 전 올림픽 경기가 열린 알파인 스키 활강 경기장.

    지난달 9일부터 사흘 동안 250밀리미터의 비가 내리면서 토사가 유출돼 슬로프 아래쪽 둑까지 타넘었습니다.

    이곳은 지난 2018년 슬로프 아래 민가에 한차례 수해가 난 뒤로 만든 일종의 제방입니다.

    이번 폭우 기간 쏟아진 비로 슬로프에 있던 토사가 저 너머 도로까지 밀려들면서 이 제방을 더 높이 쌓아둔 상태입니다.

    비의 양이 조금만 더 많았다면 아래쪽 숙박 시설까지 위험에 처할 수 있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은정/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서울에 내렸던 그런 비처럼 시간당 강우량이 굉장히 센 그런 비가 내렸을 경우에는 사실상 저 아래에 있는 호텔 같은 경우도 장담을 못하는 거죠."

    처음 지을 때부터 환경 훼손 논란이 있던 이 경기장은 올림픽 종료 후 복원을 전제로 만들어진 '일회용' 경기장입니다.

    하지만 관광자원화 요구 등으로 복원계획 수립에만 4년이 걸렸고 그 사이 2018년과 올해 두 차례 비 피해가 났습니다.

    특히 바위가 쌓여 있는 '풍혈지대'에 만들어져 비로 인한 침식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정규원/산림기술사]
    "(풍혈지대는) 이런 집중호우가 내려왔을 때에 어느 곳에서 물이 분출될지 몰라요. 이대로 놔둔다면 가리왕산 전체가 토석류로 인해서 아래쪽으로 흘러내릴 것이다…"

    서둘러 체계적인 복원이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강원도는 경미한 피해일 뿐이라며 예정대로 2년 뒤부터나 본격 복원에 나설 방침입니다.

    [강원도청 산림관리과 관계자]
    "경미한 피해이기 때문에 다시 이제 평탄지 작업 좀 하고 배수도 다시 정비하고 그렇게만 이제 하고…"

    보름간의 축제를 위해 '천년의 숲' 원시림이 파헤쳐진 가리왕산.

    축제는 오래전에 끝났지만 상처가 아물기까지는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 / 영상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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