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숨지거나 실종된 아파트 주민들은 "차량이 침수될 수 있으니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빨리 빼라"는 안내방송을 듣고 내려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런데 안내방송에 앞서, 아파트 주변을 흐르는 하천은 이미 범람 위기여서 지자체가 경고 문자도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오전 7시 40분, 포항 남부소방서에 실종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김경태/포항 남부소방서 예방총괄담당]
"연락이 안 된다는 다수 가족들의 신고들과 차량 이동을 위해 나간 7분의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앞서 새벽 5시까지 포항에 내린 비는 200mm 이상, 불어난 물에 소방차도 움직이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폭우에도 주민들이 주차장으로 내려간 건 '차를 빼라'는 관리사무소의 안내 방송 때문이었습니다.
첫 안내 방송은 오전 5시 30분쯤, 지상주차장의 차량을 옮기라는 거였습니다.
[박정희/아파트 주민]
"5시 반쯤에 안내 방송이 급하게 나왔어요. 놀이터 앞쪽에 차 세워진 데는 지금 물이 차고 있으니까 주차를 좀 빼달라고 그랬어요."
이어 방송은 6시쯤, 두 번 더 반복됐습니다.
이번엔 지하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을 빨리 이동시키라는 방송이었다고 주민들은 말했습니다.
[정대수/아파트 주민]
"지금 빨리 빼라 하더라고 <지하주차장에요?> 네. 지하주차장에 차를 빨리 빼라 하더라고."
하지만 그 직후, 인근 하천에서 넘쳐흐른 물이 아파트 단지로 급속히 밀려들었습니다.
[박정희/아파트 주민]
"나가려고 봤는데 우리 집 계단에 물이 차오르고 있어서 (지하에) 차들이 줄을 서 있는 거죠. 어떤 남자분이 막 소리를 지르시더라고요."
아파트와 40m 떨어진 냉천입니다.
관리사무소의 안내방송이 나오기 약 1시간 전, 이곳이 범람할 수 있다며 대피하라는 안내문자가 발송된 상황이었습니다.
이후로도 안내방송이 있기 전후로 하천 범람 경고 문자는 3차례 더 발송됐습니다.
[정창삼/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
"범람한 하천은 내수 침수하고는 다릅니다. 2-3분 사이에 가득 찰 수 있거든요. 차 있는 물의 양은 최소 5천 톤 이상은 되는 거 같고요."
범람이 경고된 상태였는데도 왜 안내방송을 했는지 관리사무소 쪽에 물었지만, 책임자가 없다며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 / 영상편집: 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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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유서영
"차 빼라" 안내방송에 내려갔다 급류에 '실종'
"차 빼라" 안내방송에 내려갔다 급류에 '실종'
입력
2022-09-06 19:46
|
수정 2022-09-06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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