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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 44억 개 에너지 흡수, 위험한 바다가 태풍 키웠다

원폭 44억 개 에너지 흡수, 위험한 바다가 태풍 키웠다
입력 2022-09-06 20:19 | 수정 2022-09-0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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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힌남노는 우리나라에 찾아온 태풍 중에 역대 세 번째로 강한 위력을 가진 태풍으로 기록됐습니다.

    이 '힌남노'는 이상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었습니다.

    발생한 위치도 이상하고, 경로도 이상하고, 우리나라로 올수록 강해지는 등 그 강도도 이상했습니다.

    태풍의 상식을 깨는 이런 태풍은 이번이 마지막일까요?

    재난방송센터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현인아 기자!

    ◀ 기자 ▶

    네. 이 영상은 오늘 아침 독도에서 촬영된 영상입니다.

    앞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비바람이 너무 심해 물보라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독도에서 촬영된 영상은 태풍의 마지막 모습인데요, 마지막 순간까지 강력한 힘을 뿜어냈습니다.

    태풍이 거제도에 상륙할 당시 태풍의 중심기압은 955hPa로 측정돼 매미보다 1hPa 높았습니다.

    기압이 낮을수록 강한 태풍인데요. 이 태풍은 사라, 매미에 이어 3번째로 강한 태풍으로 기록됐습니다.

    순간최대풍속은 초속 43.4m, 최대 파고는 20m, 폭우 강도를 나타내는 시간당 강우량은 111mm였습니다.

    매미와 비교하면 바람은 매미가 강했지만 비는 힌남노가 더 강력해 비 피해가 큰 원인이 됐습니다.

    포항에서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것은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이 태풍을 잘 기억해야 할 것 같은데요, 출현부터 북상까지 이상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첫째, 태풍이 생긴 위도가 북위 25도보다 북쪽인데 매우 이례적으로 북쪽에서 생긴 슈퍼태풍입니다.

    태풍은 북서진하는 게 보통인데 남서쪽으로 이동한 것도 이상했죠.

    중간에 다른 저기압을 흡수해 몸집을 불린 것은 그렇다 쳐도, 한반도로 북상하면서 약해지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해진 점도 태풍 공식과 달랐습니다.

    태풍 공식 여러 개가 한꺼번에 깨졌습니다. 이유는 많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뜨거운 바다입니다.

    지금 서태평양 수온이 높은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인데요.

    먼저 라니냐 현상입니다. 이것은 최근 태평양의 수온을 보여주는데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습니다.

    이게 라니냐 현상인데, 이례적으로 3년째 이어지면서 따뜻한 바닷물을 서태평양으로 밀고 있습니다.

    여기다 바다 수온이 가장 높은 시기가 8월 말에서 9월 초라는 점, 마지막으로 기후변화입니다.

    이 가운데 기후변화 요인을 가장 주목해야 합니다.

    바다는 지금까지 온실효과로 생긴 열의 90%를 흡수했습니다.

    지구를 지키는 수호신처럼 바다가 버텨왔는데 넓어 보이기만 하는 바다에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미국 항공우주국 NASA가 발표한 자료인데요.

    지난 60년간 바다가 흡수한 열량을 나타냅니다.

    300제타줄, 그러니까 히로시마 원폭 44억 개를 한꺼번에 터뜨린 것과 같은 엄청난 에너지인데요.

    태풍의 에너지원이 그만큼 증가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유엔 기후변화보고서에서 태풍 부분을 보면요.

    기후변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힌남노와 같은 슈퍼태풍의 수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위도 30도를 넘어서 북쪽에서 강하게 발달하는 태풍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태풍 전문가 울산과학기술원 차동현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차동현/울산과학기술원 도시환경공학과 교수]
    "해수온이 저위도인 적도보다 고위도인 우리나라 주변에서 더 뚜렷하게 상승하고. 그래서 힌남노와 같이 고위도에서 발생한 태풍은 기후변화 영향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서태평양에서 구름이 발달하는 모습입니다.

    바다 곳곳에서 열대저기압이 만들어지고 있는데요.

    이 중 어떤 열대저기압이 태풍으로 발달해 한반도로 북상할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갈수록 위험해지고 있는 바다 그리고 강해지는 태풍에 우리가 잘 대비하고 있는지 계속 주변을 돌아보고 점검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재난방송센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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