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이유경

배관 붙잡은 채 13시간 버텨‥생사 엇갈린 주차장

배관 붙잡은 채 13시간 버텨‥생사 엇갈린 주차장
입력 2022-09-07 19:48 | 수정 2022-09-07 20:17
재생목록
    ◀ 앵커 ▶

    침수된 지하주차장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돌아온 두 사람.

    이들은 물이 찬 공간 위에 남아있는 공기층, 이른바 '에어포켓' 속에서 배관을 붙잡고 매달려, 열서너 시간을 간신히 버텨냈습니다.

    물이 어느 정도 빠진 뒤 취재진이 지하주차장에 들어가봤습니다.

    이유경 기잡니다.

    ◀ 리포트 ▶

    주민 8명이 급류에 휩쓸린 지하 주차장을 소방 대원들과 함께 내려가봤습니다.

    자동차 엔진 오일과 배수구 냄새가 뒤엉킨 매캐한 냄새가 내부를 가득 채웠습니다.

    [소방 구조대원]
    "차량에서 나온 오일이나, 휘발유 가솔린 같은 것‥"

    주차장을 가득 채웠던 물은 85%까지 빠진 상황.

    천장을 살펴보니 흙탕물이 닿은 벽과 닿지 않은 벽 사이에 하얀 경계가 보입니다.

    물이 들어찬 공간 위에 숨을 쉴 수 있는 공기층이 작게나마 만들어졌던 겁니다.

    [소방 구조대원]
    "여기 보시면 이 부분이 약간 잠겨있는 5cm 정도 공간이 남아있었다는 거죠."

    소방당국은 이 에어포켓 덕분에 생존자들이 흙탕물이 가득 찬 주차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천장에 설치된 배관 등에 의존한 채 숨을 쉬며 10시간 이상을 견뎌낸 겁니다.

    [박치민/포항 남부소방서장]
    "거기에 있는 스프링클러 시설 배관이라든지그런 부분들을 잡고 버티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주차장 입구 근처에서 구조된 첫 번째 생존자 30대 전 모 씨는 스프링클러 배관에 매달린 상태로 버티다 발견됐습니다.

    두 번째 생존자인 50대 김 모 씨도 비교적 입구 쪽에서 배관 위로 몸을 피한 끝에 구조대를 만났습니다.

    하지만 다른 여섯 명은 흙탕물 속에서 숨을 쉴 공간을 찾지 못했고, 결국 주차장 안쪽 복도와 계단실 입구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박치민/포항 남부소방서장]
    "엄청난 속도로 (물이) 불어나게 되면, 출입구가 막히게 되면 더이상 진행하는 게 쉽지가않습니다. 탈출하는 건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차량을 빼라는 안내방송을 했던 관리사무소 측은 당시 주차장이 잠긴 상태가 아니었다며, 불가항력의 사고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
    "주민들의 재산적인 피해도 막아줘야 하는 입장이고 지하주차장에 물이 찰 위험이 너무 많다, 그런 상황에서‥"

    관련 당국이 태풍에 앞서 침수 위험 지역 지하 주차장의 위험성을 주요 시설물 관리자들을 상대로 충분히 교육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취재: 김신영/영상편집: 권지은/3D그래픽: 이승연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