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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길 뚫려‥포항·경주 외곽 피해'

'이제야 길 뚫려‥포항·경주 외곽 피해'
입력 2022-09-07 20:31 | 수정 2022-09-07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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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태풍이 지나간 뒤 하루 만에 지금껏 도로 유실 등으로 접근이 힘들었던 포항·경주지역 마을들의 처참한 피해상황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피해는 크지만 복구와 지원은 더딘 곳들입니다.

    이규설 기자가 오늘에야 뚫린 길을 따라 외곽 마을들을 돌아봤습니다.

    ◀ 리포트 ▶

    길의 모양조차 잃어버린 시골길을 지나 포항시 장기면의 한 마을을 찾았습니다.

    마을 진입 도로는 아예 사라졌습니다.

    포장도로는 쓸려 나갔고 전신주는 뽑히기 직전입니다.

    돌고 돌아 어렵게 도착한 마을.

    집안에는 성한 물건이 하나도 없고 방 안까지 토사가 밀려와 몸을 누일 곳도 없습니다.

    전기도 수도도 모두 끊겼습니다.

    [정영태/포항시 장기면 마현리]
    "물 청소라도 좀 하게 되면 아무래도 좀 나을 텐데 너무 이렇게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그런 상황이 되다 보니까 너무 가슴이 아프고…"

    그나마 진흙을 걷어내려면 논에 고인 황톳물을 기여와야 합니다.

    시골 마을까지는 아직 지원의 손길도 닿지 않아 주민들은 더 힘이 듭니다.

    [주영애/포항시 장기면 마현리]
    "지금 대피할 장소도 현재 없고요. 망연자실이죠. 눈물밖에 안 납니다."

    들녘 하천의 콘크리트 제방은 모두 산산 조각났고, 추수를 앞둔 벼들은 흙탕물을 뒤집어쓴 채 힘없이 쓰러져 있습니다.

    오래된 시골집들이라 태풍재난에 더 취약했습니다.

    [이형숙/포항시 장기면 학곡리]
    "물이 못 차 흘러서 집이 밀렸어요. 물이 너무 많이 내려가서…"

    제가 서있는 곳은 원래 도로였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유실된 곳이 한두 곳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경주지역 문화유산도 태풍을 피해 가지 못했습니다.

    보물로 지정된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은 주변 토사가 붕괴됐고, 월성 남쪽 성벽 경사면 일부도 유실됐습니다.

    바닷가 전통시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값비싼 제수용 조기와 상어고기도 모두 못 쓰게 됐습니다.

    추석 대목을 맞아 물건을 가득 장만해 둔 상황이라 피해가 막막합니다.

    [임연자/포항 구룡포시장 상인]
    "고기는 예산도 못해요, 얼마인지도. 정신도 없고 물이 이만큼 찼는데요. 이 안에 다요."

    포항의 한 해수욕장까지 떠밀려와 백사장에 처박혀 있는 자동차들은 태풍 '힌남노'가 할퀴고 간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규설입니다.

    영상취재: 최현우 /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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