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번 포항 아파트 침수사고는 아파트 옆에 있던 냉천이라는 하천의 물이 넘치면서 발생했는데요.
그런데 이 냉천이 매번 태풍이 올 때마다 수해의 원인이 됐다고 합니다.
하천의 깊이가 얕고, 강의 폭이 좁기 때문인데, 이명박 정부 때 실시한 하천 정비 사업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성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016년 태풍 차바, 2018년 콩레이, 1년 뒤 태풍 미탁.
그리고 올해 힌남노 까지.
강한 태풍이 올때 마다 포항 냉천에서는 매번 수해가 일어났습니다.
[박영관/포항시 오천읍 (지난 2019년 태풍 '타파' 피해 당시)]
"제가 이 동네에 20년 살았는데 해마다 비만 오면 이렇게 공사를 하는데 예산도 많이 낭비되는 것 같고…."
태풍 수해는 지난 2012년 하천 정비 사업 이후 집중됐습니다.
당시 이명박 정부에서 지역의 명품하천을 만들겠다며 추진한 이른바 '포스트 4대강' 사업의 일환이었는데 이곳은 3백억 원을 들여 '냉천 고향의 강'이란 사업이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방식이 문제였습니다.
[이재호 전 포항시 오천읍 구정리 이장]
"(냉천의) 하류가 너무 좁으니까 갑자기 불어난 물이 못 빠져나가고 빨리 차서 범람하는 거 아니냐… (하류를) 넓혀달라고 읍장님들 바뀔 때마다 제가 건의를 계속했어요."
강 상류를 가봤습니다.
지금 제가 있는 이곳은 물이 어느 정도 빠진 냉천의 상류 지역입니다.
제 옆으로 보시면 하천 물이 약 150m 넓이로 흐르고 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하류 쪽으로 내려가보니 강폭이 10m 안팎으로 급격히 좁아집니다.
[정침귀/포항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하천사업 이후 냉천의) 폭과 깊이가 다 얕아지고 좁아졌어요. 한 절반은 좁아졌다고 할 정도로…"
폭우가 오면 넘치는 게 당연한데도 하천 정비 사업은 주변 시설물 설치에 집중됐습니다.
[박창근/대한하천학회장]
"하류 쪽으로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유속이 느려집니다. 경사가 없기 때문에. 그래서 단면적이 커져야 하는데… 하천 설계할 때 기본입니다."
경상북도는 지난 2018년 포항시에 재해에 취약한 냉천의 경사면을 보강하라고 지적했습니다.
MBC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양재혁 /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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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성아
MB표 하천 정비 사업‥수해 반복 이유는?
MB표 하천 정비 사업‥수해 반복 이유는?
입력
2022-09-08 20:05
|
수정 2022-09-1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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