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엘리자베스 2세는 스물다섯 살의 나이에 왕위에 올라 무려 70년간 영국을 대표해왔습니다.
"한 시대가 마감됐다"
여왕의 서거 소식에 세계 주요 매체들은 이런 제목을 달았습니다.
사랑받는 군주였지만 개인으로선 굴곡 또한 적지 않았던 그의 96년 삶을 박소희 기자가 되돌아 봤습니다.
◀ 리포트 ▶
허리를 잔뜩 구부리고 지팡이에 기대 서있는 노인.
미소를 띠고 신임 총리와 악수를 하는 이틀 전 모습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버킹엄궁은 여왕이 평화롭게 생을 마감했다고 밝혔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1947년 당시]
"길든 짧든 제 인생은 모두 여러분을 위해 헌신하고, 우리 모두가 속한 위대한 왕실을 위해 헌신할 것임을 여러분 앞에 선언합니다."
21살 젊은 공주는 국민에 헌신하겠다는 선서로 공적인 삶의 각오를 다졌습니다.
2차대전에 참전해 중장비 운전을 하면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했고, 아버지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25살에 왕관의 무게를 떠안았습니다.
70년 재위 기간 윈스턴 처칠을 시작으로 15명의 영국 총리를 거쳤고 미국 대통령 13명을 만났습니다.
영국과 영연방을 대표해 백 곳이 넘는 국가를 방문했고 73번째 생일상은 우리나라에서 받았습니다.
[1999년 안동 하회마을 방문]
"고춧가루 양념인가요? <네 매우 맵습니다.> 이 상태로 보관되나요?"
군림하되 통치는 하지 않는다는 현대국가의 군주.
여왕은 국가 통합의 상징으로서, 권위와 신비를 유지하면서도 끊임없이 대중을 의식해야 하는 역할이었습니다.
아들 찰스 황태자와 이혼 후 교통사고로 숨진 다이애너 황태자비.
군주제와 왕실을 손상시켰다며 냉담했던 여왕은 여론의 거센 비판 후에야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1997년 당시]
"나는 그녀의 열정과 타인에 대한 헌신, 그리고 특히 두 아들을 향한 헌신에 감탄했고, 존경했습니다."
노년에도 호기심과 유머있는 모습을 보여온 여왕은 작년 70년이 넘게 함께한 남편 필립공의 사망 이후 급격히 쇠약해졌습니다.
영국 정부는 영국 본토와 영연방국가의 화폐 인물을 2년여에 걸쳐 찰스 3세로 교체합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영상 편집 : 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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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소희
"한 시대가 마감됐다"‥여왕으로서 여인으로서 96년 삶
"한 시대가 마감됐다"‥여왕으로서 여인으로서 96년 삶
입력
2022-09-09 19:49
|
수정 2022-09-1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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