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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차례상' 차린 노동자들‥"내년 설은 집에서"

'거리의 차례상' 차린 노동자들‥"내년 설은 집에서"
입력 2022-09-10 20:20 | 수정 2022-09-1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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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추석이지만 가족들과 떨어져 거리에서 차례를 지낸 사람들이 있습니다.

    복직을 요구하는 해고노동자들과, 최소한의 인간다운 작업 환경을 보장해달라며 농성 중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입니다.

    고재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서울 명동의 한 호텔 앞 농성장에 차례상이 차려집니다.

    가족과의 명절 대신 이곳에 나온 사람들은 이 호텔에서 해고된 노동자들과 이들의 복직을 돕기 위해 달려온 사람들입니다.

    코로나 19로 사정이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이곳에서 일하던 노동자 15명이 해고됐는데요.

    이들은 지난 설에 이어 이번 추석에도 거리에서 명절을 보내게 됐습니다.

    [허지희/세종호텔 해고노동자]
    "공휴일이나 명절에는 쉬어 본 적이 없었고‥ 해고된 뒤에 너무 오래 쉬고 있네요."

    서울 잠실의 쿠팡 본사 앞에도 차례상이 펼쳐졌습니다.

    농성장을 지킨지 석달째.

    한여름엔 찜통 같은 물류센터에 냉방기를 설치하고, 유급 휴식시간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사측에 전달하기 위해섭니다.

    [민병조/공공운수노조 쿠팡 물류센터지회장]
    "여름에 더운데서, 겨울에 추운데서 굉장히 고통받고, 이러한 것들을 해결하고자‥ 저희가 편하게 집에서 있을 수 없다‥"

    전을 부치고, 밤을 깎으며 차례 준비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

    명절에도 어김없이 거리를 지켜야했던 이들은 비슷한 처지의 다른 노동자들과 함께 차례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카메라가 있으니까 쉴 수가 없네."

    추석 직전 복직이 결정된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故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이사장도 손을 보탰습니다.

    [김미숙/김용균재단 이사장]
    "유족들한테는 명절이 별로 달갑지 않아요. 돌아올 가족이 없으니까‥ (이분들도) 다 싸우고 있는 분들이시고, 아픔에도 마음을 함께하면서‥"

    이들의 소망은 직장으로 돌아가는 것, 그리고 안전한 직장에서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고진수/세종호텔 해고노동자]
    "장손인데 명절날 이렇게 농성장 앞에서 (차례를) 드리는 게 더 헛헛합니다. 내년 설에는 진짜 꼭 집에서 보내고 싶습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영상편집: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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