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다음 소식입니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를 슬퍼하는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오늘도 버킹엄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민들 사이에서 전세계 얼마 남지 않은 군주제를 계속 이어가야만 하는지,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다고 합니다.
제국주의의 산물이면서, 막대한 혈세 낭비라는 겁니다.
런던에서 조명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여왕이 살았던 버킹엄 궁은 추모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저 멀리 궁이 보이는 공원까지 들어가는데 30분 넘게 걸릴 정도입니다.
[스무루티 파텔]
"저희는 오늘 여왕을 추모하기 위해 런던 외곽에서 출발해서 왔어요. 저희는 왕실을 매우 좋아하고 찰스 왕을 지지할 거에요."
하지만 한편에선 영국만의 독특한 '군주제'를 이참에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여왕을 추모하는 국민들이 모이는 이 버킹엄궁에서도 며칠 전 군주제에 반대하는 1인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버킹엄 궁에서 1.2km 가량 떨어진 트라팔가 광장에서 20대 여성을 만나 여왕의 서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습니다.
[샤른]
"솔직히 무관심해요. 제가 여왕을 개인적으로 알았던 것도 아니고, 그래서 그냥 여왕이 돌아가셨다, 이 정도입니다."
물가가 폭등해 서민들의 지갑이 갈수록 얇아지는 상황에서 왕실에 투입되는 막대한 혈세는 낭비라는 지적입니다.
[샤른]
"이제 우리는(영국) 의회에 의해 운영돼요. 왕실이 왜 아직까지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들은 이제 의미가 없어요."
특히 불륜과 성추문 등 잊을만하면 터지는 영국 왕실의 그늘진 역사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조지나]
"왜 한 가문이 그렇게 많은 부를 가져야 하는지 (의문이 드는 것 같아요.) 앤드류 왕자한테 제기된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는 매우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어떤 조치가 취해지길 바랍니다."
실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8살에서 24살 이하 젊은 세대들 가운데 10명 중 3명만 군주제에 찬성했고, 40대 이하에서도 왕실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절반에 그쳤습니다.
[사라 켄드류]
"제 생각에 사람들이 군주제와 왕실, 제국 등에 대해 복잡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일각에선 이번 서거를 계기로 과거 군주제의 폭력적인 역사를 반성하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또한 아일랜드와 아르헨티나 등 영국에 반감이 큰 일부 국가에서는 여왕의 서거를 축하하며 조롱하는 영상이 퍼지면서 추모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영상취재: 이유경/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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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조명아
여왕 추모 열기 속 군주제 존폐 논란
여왕 추모 열기 속 군주제 존폐 논란
입력
2022-09-11 20:07
|
수정 2022-09-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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