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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방기 켜져 있고 열려있던 방화문‥"이천 화재는 인재"

냉방기 켜져 있고 열려있던 방화문‥"이천 화재는 인재"
입력 2022-09-13 20:30 | 수정 2022-09-13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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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달 이천의 한 상가 건물에서 불이 나서 4층 병원에 있던 환자와 간호사 등 다섯 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는데요.

    당시 3층에서 공사를 하던 작업자들이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았고, 애초에 건물 자체도 화재에 취약하게 지어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5일, 경기도 이천의 상가 건물.

    건물 3층 스크린골프장에서 시작된 불로 4층 병원까지 연기가 번져, 간호사 1명과 투석 환자 4명이 숨졌습니다.

    화재 원인을 조사해온 경찰은 전기 때문에 불이 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실내골프장 첫번째 방의 냉방기기 전원 코드에서 불이 시작된 흔적이 발견됐는데, 철거 작업자들이 더운 날씨 탓에 선풍기와 에어컨을 켜두고 작업했다는 겁니다.

    특히 첫번째 방은 창고 용도로 쓰여 먼지가 많고 화재 위험이 높았는데, 한동안 쓰지 않던 냉방기기를 켜자 불꽃이 튀면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차단기를 내려서 전원 공급을 중지한 상태에서 철거 작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죠."

    불이 난 3층보다 연기가 흘러간 4층 병원에서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도 드러났습니다.

    당시 철거 노동자들은 방화문이 닫히지 않도록 소화기를 받쳐두고 작업했습니다.

    불이 나자 이들은 방화문이 열린 상태로 대피했는데, 이 때문에 열린 문을 통해 연기가 4층으로 흘러갔습니다.

    해당 건물이 연기 확산에 취약하도록 부적절하게 시공된 점도 드러났습니다.

    건물 기둥 내부를 벽돌이나 시멘트, 모래 반죽 등으로 메워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 연기가 더 빨리 퍼진 겁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기둥 내부를) 이제 안 채워넣다 보니까 그 사이에 마감재랑 공간이 생겨서 화재 확산이 더 빠르게 이루어진 요인이 됐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와 상해 혐의로 공사 관계자 7명을 입건했는데, 이 가운데 구속된 철거업자는 미등록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철거작업 전에 반드시 전기와 가스를 차단하고, 건축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경찰은 또 숨진 현은경 간호사 등 의료진들이 마지막까지 환자를 대피시키기 위해 "연기가 꽉찬 병실에서 투석기의 줄을 자르고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MBC뉴스 김현지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 / 영상편집: 정선우 / 3D 그래픽: 박광용 한석 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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