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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현인아, 김민욱, 류현준

플라스틱 일주일 모아보니, "안 쓰고 덜 쓰는 데 한계"

플라스틱 일주일 모아보니, "안 쓰고 덜 쓰는 데 한계"
입력 2022-09-14 20:16 | 수정 2022-09-14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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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인간이 비닐을 포함해서 플라스틱을 쓰기 시작한 건 150년쯤 됐습니다.

    그 사이 우리는 플라스틱 없인 살 수 없을 정도로 그 편리함에 익숙해져서 인류는 석기, 청동기, 철기 시대를 거쳐 현재 플라스틱기에 살고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문제는 플라스틱이 썩어 분해되려면 수백 년이 걸린다는 거죠.

    지구의 땅과 바다는 플라스틱 폐기물로 뒤덮여가고 있습니다.

    도대체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또 버리고 있을까요, 또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MBC는 이런 질문들에 대답하기 위해 4편의 연속 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기후환경팀의 현인아, 김민욱, 류현준 세 기자가 일주일 동안 집에서 나온 플라스틱이 얼마나 되는지, 국제환경단체의 캠페인에 참여해서 그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했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기후환경팀 세 명의 기자가 각자 카메라를 설치합니다.

    일주일 동안 플라스틱을 버리지 않고 촬영하기로 했습니다.

    집집마다 가족 구성원과 생활 모습이 다른 만큼 플라스틱 종류도 다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인아]
    "제가 딸이 두 명이다 보니까 주중에 배달음식을 시킬 때가 많아요. 스케줄도 다르고 이러니까. 이번 주는 잘 살아보고 싶은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김민욱]
    "저희 집에는 두 돌이 조금 지난 아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아이와 관련된 플라스틱 제품들을 좀 사용하게 되는 것 같아요."

    [류현준]
    "저희 집은 정수기가 없고 생수로 먹기 때문에 플라스틱 페트병이 굉장히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끊을까?)
    "네."

    시작부터 많이 쌓이기 시작한 건 일회용 컵입니다.

    [현인아]
    "(카페에서) 커피 사 먹을 때 그 보온병(텀블러)을 내놓을 만큼 힘은 없구나. 우리 고등학교 2학년‥"

    [한연재/큰딸]
    "해봤었어."
    (해봤어? 해봤어?)
    "해봤었는데, 이게 용량이 애매해서 뚜껑을 닫을 수가 없어‥"

    종이라고 생각했던 포장지에도 비닐이 숨어 있습니다.

    [김민욱]
    "보통 음식물에 사용하는 종이 상자들은 수분을 막기 위해서 코팅이 돼 있습니다. 얇은 비닐막으로 포장이 돼 있어요. 이런 식의 숨겨져 있는 플라스틱들도 사실 저희가 일상 생활에서 상당히 많이 버리고 있습니다."

    페트병도 매일 한두 개씩 꼬박꼬박 쌓여 갑니다.

    부모님이 구입한 식자재도 모두 플라스틱에 담겨 왔습니다.

    [류현준]
    "시금치가 담겨져 있던 것 같습니다. 방울 토마토 샐러드인데, 어린잎 채소 이것도 아마 샐러드용으로 드신 것 같습니다."

    배달 음식 용기들이 이 대열에서 빠질 리 없겠죠?

    [한희재/작은 딸]
    (그건 뭐니?)
    "음식 시킨 거."
    (우리 한희재가 다 먹은 흔적이 남았네. 뭐 먹은 거야?)
    "떡볶이."
    "배달용기가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일곱 개야.)

    주말이 되니까 더 많은 플라스틱이 밀려왔습니다.

    [김민욱]
    "주초에 필요한 물건들을 좀 주문을 했어요. 배송된 물건들이 이런 비닐 포장에 담겨왔습니다. 그리고 제일 눈에 띄는 스티로폼 박스.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스티로폼 박스도 스티로폼 박스지만 항상 이렇게 같이 오는 것들, 알고 계시죠. 네 아이스팩."

    촬영 6일째.

    부모님이 드실 건강식품이 도착했습니다.

    [류현준]
    "홍삼 드링크랄지 여러가지 건강을 위해서 먹는 이런 것들이 ‘포’ 형태로 많이들 나오죠. 먹기에 굉장히 간편한데, 그만큼 쓰레기는 하나씩 나오게 되네요."

    건강에는 좋은데 지구에는 그렇지 않아 보였습니다.

    플라스틱을 모으기로 약속한 일주일의 마지막 날.

    집집마다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이 나왔나 봤습니다.

    [현인아]
    "워킹맘의 일주일 이후. 이렇게 거의 먹을 것들이죠. 안 쓴다고 안 쓰는데 여전히 저희 집을 장악하고 있는 플라스틱이었습니다."

    [류현준]
    "저희 집 거실이 이렇게 쓰레기장으로 변했고요. 하루하루 모았을 때는 이 정도 많이 모일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다 모아놓고 보니까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세 사람의 집에 쌓인 플라스틱 폐기물은 모두 351개.

    한 집당 평균 117개나 되는 플라스틱이 나왔고 가장 많은 집은 167개, 적은 집은 72개였습니다.

    취재팀은 국제 환경단체 주도로 전국에서, 3천여 명이 참여하는 플라스틱 조사에 참여했습니다.

    조사에 참여한 3천여 명의 집에서 나온 플라스틱 폐기물을 모두 모으면 10만 개가 넘었습니다.

    취재팀은 조금이라도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여보려 했지만, 생각보다 많이 줄이지는 못했습니다.

    [김민욱]
    "이미 플라스틱 포장이 돼 있지 않은 제품을 산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려운 일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쩔 수 없이 구입해야 되는 것들이 되게 많거든요."

    2022년 서울에서 플라스틱 포장지나 표장 용기를 피해 다닐 수 있는 길은 사실상 막혀 있었습니다.

    플라스틱이 아닌 대체용품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정다운/그린피스 데이터 액티비스트]
    "(플라스틱) 제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사실 어떻게 보면 강요당하는 상황인 것이겠죠."

    우리가 쓰고 버린 플라스틱을 재활용한다고 하지만 재활용하지 못한 플라스틱이 훨씬 많습니다.

    [차윤탁/그린피스 프로그램 부국장]
    "플라스틱 물질이 그대로 플라스틱으로 재활용되는 비율이 우리나라에서 약 13%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을 하고 있거든요."

    일주일 동안 집 한켠에 쌓여가는 플라스틱 더미를 보면서 취재팀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습니다.

    뭔가 지구에 나쁜 짓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이런 죄의식은 온전히 우리 소비자가 져야 할 몫일까?

    사람에게도 좋고 지구에도 좋은 소재로 포장재를 만들고 포장방식을 바꾸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내일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아보려 합니다.

    MBC뉴스 현인아, 김민욱,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김동세/영상편집 :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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