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 7월 강화된 도로교통법이 시행되면서, 우회전 차량은 보행자가 보이면 반드시 일단 멈춰야 합니다.
하지만 법 시행 후에도 우회전 사고는 여전하고, 횡단보도에선 운전자와 보행자의 눈치보기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단순한 손짓 만으로도 이런 상황이 해소될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김상훈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보행자와 우회전 차량이 끝없이 마주치는 서울역 부근의 횡단보도.
한 시민이 도로까지 내려가 건너려 하는데도, 택시가 멈추지 않고 지나갑니다.
하염없이 기다리던 여성은 앞차에 막힌 차들이 멈춘 뒤에야 건너갈 수 있습니다.
[원정아/보행자]
"차가 계속 다니니까 언제 타이밍을 잡고 건너야 할지 잘 모르겠고‥"
지난 7월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우회전하려는 차들은 횡단보도를 건너려 하는 보행자가 있으면 일단 멈춰야 합니다.
하지만 '건너려 하는 보행자'라는 대목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습니다.
[김동구/운전자]
"굉장히 좀 망설여지고 힘들 때가 있죠. 차라리 주저 없이 건너가시면 대기하는 시간이 짧아지고 그러는데‥"
도로교통공단이 실험을 해봤습니다.
먼저 횡단보도 앞에 그냥 서 있는 경우.
그냥 지나치는 버스부터, 발걸음을 떼려는 보행자를 보고도 지나가는 택시까지‥
멈춘 차량은 50대 가운데 17대 뿐이었습니다.
이번에는 가볍게 손을 들어봤습니다.
우회전하려던 차량이, 손을 든 보행자를 봤는지 급하게 정지합니다.
멀리서 달려오는 다른 보행자가 지나도록 기다려주기도 합니다.
손짓하자 멈춘 차량은 50대 가운데 44대.
그냥 서 있었을 때보다 2배 이상 많았습니다.
실제로 길을 건너려는 시민에게 '손을 들고 건너달라'고 요청해 봤습니다.
[최봄/보행자]
"확실히 좀 안전하다는 생각을 했고, 서로가 확인하고 건너니까 기분도 나쁘지 않고‥"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와 운전자 간 눈치보기가 여전한데요.
차량을 향해 이렇게 간단한 손짓을 보내면 서로 안전하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운전자들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민선경/운전자]
"보행할지 안 할지 모르는데 표시를 준다고 하면 기다렸다가 갈 수도 있고 분명해지니까‥"
도로교통법이 개정된 뒤 한 달 간 우회전 교통사고는 722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51% 줄었습니다.
도로교통공단은 간단한 손짓 같은 비언어적 소통이 일상적으로 정착되면 우회전 교통사고가 더욱 줄어들 거라며 다음달부터 캠페인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영상편집: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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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상훈
[단독] "우회전 차량, 간단한 손짓에 90%가 멈췄다"
[단독] "우회전 차량, 간단한 손짓에 90%가 멈췄다"
입력
2022-09-15 20:25
|
수정 2022-09-15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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