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복지 시스템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생활고로 생을 마감한 '수원 세 모녀 사건'.
이런 비극적인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약자 복지'를 하겠다면서, 정부가 이달 초에 새로운 복지 시스템을 도입했는데요.
오늘 복지 급여가 입금이 되는 날인데, 정작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최소 28만 명이 급여를 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정혜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달 23만 원 가량의 기초생계급여와 30만 원 가량의 기초연금에 기대 생활하는 76살 김기야 씨.
[김기야(76세)]
"투석도 해야 되고‥ 아픈 데가 많아 가지고 일을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어요."
공과금과 생활비, 병원비를 내야 하는데,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오늘 들어와야할 복지 급여가 입금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기야(76세)]
"전산이 이제 안 돼가지고 안 들어온다고 그러는 거예요."
최근 남편이 사망해 1인 가구로 세대가 변경됐는데, 이 내용이 시스템 오류로 반영이 안 돼 수급 대상에서 빠진 겁니다.
[김기야(76세)]
"다른 사람은 그거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 돈이. 근데 나한테는 청천벽력이에요."
혹시나해서 확인해봤지만, 통장 잔고는 그대로였습니다.
지난 6일 새로 개통된 복지 시스템에 오류가 생긴 건 벌써 2주째.
이번 달 복지급여 대상자는 449만 명.
시스템 오류로 지난 달보다 6만여 명이 줄어든 것으로 복지부는 파악하고 있는데, 그나마 이 가운데 5%는 급여를 받지 못했습니다.
최소 28만 명 가량이 복지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민센터 관계자]
"기존의 9월 이전 게 아직 정보가 (새 시스템으로) 이관이 완전 100% 정확하게 안 되다보니까‥"
현장 실무자들은 일일이 수기로 누락된 대상자들을 찾아내는 동시에 민원까지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구청 관계자]
"(새 시스템은) 오류가 있을 수는 있는데, 오류가 시정되지 못하고 있는 기간이 너무 길고 그 작업들을 다 사람이 해야하는 거죠. 민원 응대까지 하다보니‥"
복지부는 "자료가 워낙 방대해 운영 초기 오류가 생길 수 있다"며 이달 말까지 급여 지급을 완료하고, 다음 달까지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개통 전 검증할 시간을 두지 않고 서둘러 새 시스템을 도입하다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당장 사흘 뒤부터는 아동수당 등 7가지 사회보장급여가 추가로 지급돼야해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영상편집: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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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혜인
복지 구멍 없앤다더니 '시스템 먹통'‥최소 28만 명 급여 못 받았다
복지 구멍 없앤다더니 '시스템 먹통'‥최소 28만 명 급여 못 받았다
입력
2022-09-20 20:33
|
수정 2022-09-2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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