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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되자 새로 사고, 고치고‥새 단체장 10곳 중 8곳

당선되자 새로 사고, 고치고‥새 단체장 10곳 중 8곳
입력 2022-09-27 19:46 | 수정 2022-09-2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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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오늘 뉴스데스크는 특별기획취재로 시작합니다.

    지난 7월 1일, 민선 8기가 출범했습니다.

    MBC 기획탐사취재팀은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장이 취임 이후 가장 먼저, 또 가장 많이 한 일이 뭔지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를 지금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사진들은 이제 취임한 지 석 달 된 전국 지자체장들의 집무실 모습입니다.

    그냥 보면 별 특징이 없어 보이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는 지자체장 취임 이후에 새로 단장됐습니다.

    멀쩡한 집무실을 뜯어 고치는가 하면, 의무 사용연한이 한참 남은 가구를 새로 교체하기도 했는데요.

    MBC 전수조사 결과 특히 단체장이 새로 바뀐 지역의 약 80%가 이렇게 돈을 썼습니다.

    무려 1억 원이 넘는 세금을 쓴 곳들도 있었습니다.

    먼저 남재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12년 만에 시장 소속 정당이 바뀐 경기도 성남시, 2층에 있던 시장실을 4층으로 옮겨 새로 꾸몄습니다.

    비용은 1억 9천만 원.

    새 시장이 쓸 책상과 의자, 회의용 탁자, 소파, 옷장까지 2천3백만 원어치를 새로 샀습니다.

    시장실을 옮긴 이유는 업무 효율성, 시장실이 2층에 있어서 잦은 주민들의 집회로 경비에 직원들이 동원되는 일이 많아 더 높은 곳으로 옮겼다는 겁니다.

    [성남시 홍보팀 관계자]
    "2층에 계실 때는 열린 시장실 개념이었죠. 8기 들어서는 분명히 방향은 다른 거고 업무 효율성을 더 따진 거거든요."

    새 시장실은 취재진에게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성남시 홍보팀 관계자]
    ((시장실은) 공개가 안 되는 거예요?)
    "네, 저희 비서진 분들도 못 들어 가서요. 외출하실 때는 잠겨 있는 구조여 가지고‥"

    전임 시장이 쓰던 2층 시장실은 어떻게 쓰일까.

    찾아가보니, 책상과 탁자, 의자와 냉장고 같은 집기들이 그대로 남겨진 채 먼지만 쌓이고 있습니다.

    각종 비품을 담은 상자 수십 개도 벽면 가득 쌓여있습니다.

    불과 4년 전, 전임 시장 취임 때 샀던 물건들입니다.

    [성남시 청사관리팀 관계자]
    "일단은 다시 재활용하든지. 이제 기부하는 경우도 있고. 다시 재배치하든가 그렇게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시장실 옆에는 지난해 말 5억 원을 들여 새로 만든 영상회의실과 재난상황실도 있는데, 역시 옮기거나 용도를 바꿔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성남시 청사관리팀 관계자]
    (시장실 바뀌고, 위치 바뀌고 하면서 약간 용도가 애매해져 있는 부분이기는 하겠네요?)
    "네."

    MBC는 신상진 성남시장의 입장을 듣기위해 여러 차례 연락하고, 시청을 찾아가 6시간 넘게 기다렸지만, 끝내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성남시장 비서실 관계자]
    (시장님 혹시 가셨나요?)
    "지금 안 계세요. 개인일정까지는 저희가 알 수 없어서요."

    지은 지 40년이 넘은 서울 강북구청, 2층 민원실에 가보니, 창구 테이블이 낡아 여기저기 갈라져 있습니다.

    화장실 세면대도 도장이 벗겨졌고 수도꼭지도 심하게 부식돼 있습니다.

    이순희 구청장 취임에 맞춰 낡은 청사에서 가장 먼저 고친 곳은 구청장실이었습니다.

    1억 6백만 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하고 집기도 모두 새로 샀습니다.

    [강북구 홍보팀 관계자]
    "시설이 낡아도 이만저만 낡은 게 아니었단 말이에요. 정말 청장님은 이제 주민의 대표고, 또 우리 구의 얼굴이니까."

    하지만 구민들 생각은 다릅니다.

    [신봉귀/강북구민]
    "구청장실은 아무나 못 들어가죠. 민원실이라든지 그리고 화장실이라든지 그게 우리 구청의 얼굴이 되는 게 맞을 것 같네요."

    서울 도봉구청 직원 휴게실에는 새 구청장 취임 후 안마 의자가 생겼습니다.

    340만 원 짜리인데, 당초 신임 구청장실에 놓으려고 샀다가 MBC가 정보공개를 청구한 이후 위치를 옮겼습니다.

    [도봉구청 관계자]
    "현재 청장님이 그게 여기(구청장실)에 맞지 않다고 해서 옮겨놓은 거예요."

    안마 의자 말고도, 구청장실에는 책상과 장식장, 회의용 탁자 등 60개가 넘는 집기를 새로 들였고, 리모델링 비용을 합쳐 1억 3천만 원을 썼습니다.

    전국 243개 자치단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렇게 단체장 집무실 공사를 하거나 집기구매를 했고, 올해 지방선거에서 단체장이 바뀐 지역으로 보면 166곳 중 131곳, 79%에 이릅니다.

    MBC뉴스 남재현입니다.

    영상취재 이성재 고헌주 최인규 독고명/영상편집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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