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현대아울렛 화재 참사.
지하 주차장에 쌓여 있던 종이 상자 등이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취재결과, 불이 나기 전에 이미 여러 차례 이 상자들을 치워달라는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태욱 기자의 단독 보도,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월 촬영된 대전 현대 아울렛 지하 주차장의 모습입니다.
주차된 차량들 한 켠으로 압축해 놓은 폐상자 더미가 가득합니다.
다른 차량 옆으로는 상품을 담은 상자들도 잔뜩 쌓여 있습니다.
화재 현장을 둘러본 감식반은 지하 1층에 주차돼 있던 1톤 탑차 주변에서 불이 시작돼 종이 상자로 옮겨붙은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김항수/대전경찰청 과학수사대장(어제)]
"(차량) 바퀴 밑에 떨어진 잔해물을 수거했고 또 그 주변을 다시 또 한번 봤습니다. 재가 좀 쌓여 있거든요. 증거물 분석을 의뢰할 겁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직접 하역 작업을 했던 한 화물운송기사가 올해 초 아울렛 측에 화재 등을 우려해 폐종이 상자를 치워줄 것을 요구했다고, MBC에 털어놨습니다.
[화물운송 기사]
"올해 봄 3월인가 그쯤에 '이게 너무 하역이 이제 불가능하다 보니까 좀 치워달라. 저희가 너무 힘들다, 박스가 너무 많다'(고 했습니다.)"
하역장 주변에 상자와 비닐 등이 너무 많이 널려 있어, 차량의 배기구가 폐상자에 닿는 일도 종종 있었다고 했습니다.
[화물운송 기사]
"바닥에 이제 폐 박스를 겹겹이 무거운 거를 많이 쌓아놨어요. 그래서 저희가 후진을 했고 딱 대니까, 발판이 없는 차라고 하면 딱 막히게 생겼더라고요, 머플러(소음기)가."
하지만 각 매장의 상품이라 관리팀이 강제로 치울 수 없다는 답만 매번 돌아왔다고 합니다.
[화물 운송기사]
"하역장이 아닌 창고처럼 느껴졌어요. 정리도 하나도 안 되고 막 집어던지고 그냥 버리는 식이에요."
관리 부실로 참사가 빚어졌을 가능성에 대해 현대백화점 측은 적재된 상품은 입점 매장의 자산이라 강제로 치울 수 없지만, 수시로 업체 측에 정리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2차 현장감식을 벌인 합동감식반은 발화 추정 지점에 있던 뼈대만 남은 1톤 탑차를 국과수로 보내 정밀 감식에 들어갔습니다.
현대 아울렛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됐습니다.
경찰은 스프링클러·제연설비 등 각종 안전 설비 관련 서류와 화재 당시 CCTV 영상 등을 확보해, 화재원인과 소방설비 정상작동 여부 등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대전) / 영상제공: 송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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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태욱
[단독] "폐 종이상자 치워달라 했는데‥" 현대 아울렛 압수수색
[단독] "폐 종이상자 치워달라 했는데‥" 현대 아울렛 압수수색
입력
2022-09-28 20:36
|
수정 2022-09-28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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