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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대신 비서실장 나서 "가짜뉴스" 주장‥정말 그런가?

윤 대통령 대신 비서실장 나서 "가짜뉴스" 주장‥정말 그런가?
입력 2022-09-29 20:08 | 수정 2022-09-2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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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윤석열 대통령이 이른바 '비속어 논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실은 오늘 또다시 "가짜뉴스"라는 주장을 반복했는데요.

    관련 내용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당시에 뉴욕 현지에서 취재를 했었던 이기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대통령실이 이제는 이번 비속어 보도를 아예 "가짜뉴스"로 취급을 하는 분위기인 것 같네요?

    ◀ 기자 ▶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오늘 브리핑에서 주장한 내용인데요.

    김 실장은 "가짜뉴스만은 좀 퇴치해야 하지 않느냐"면서 "선진국은 가짜뉴스를 경멸하고 싫어하는데 저희는 좀 관대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이번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가짜뉴스"로 규정한 셈인데요.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너무 자연스럽게 쭉 나오면서 이야기한 것이고 지나가는 말로 한 것"이라며 "상황상으로 바이든이 나올 리가 없다, 의회가 아니라 국회가 나오지 않느냐"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욕설로 들리는 '앞부분' 그러니까 '이 XX'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이 상당히 혼란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잡음과 소음을 없애면 그 말이 안 들린다"고 주장했습니다.

    ◀ 앵커 ▶

    한번 하나하나 살펴보죠.

    우선 욕설로 들리는 '이 XX' 이 부분조차도 들리지 않는다는 게 대통령실의 주장인데, 그렇다면 윤 대통령이 비속어를 아예 안 썼다는 겁니까?

    ◀ 기자 ▶

    대통령실은 '비속어 논란'이라고 부르는 것도 아주 꺼려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발언 논란'으로 해달라고 하는 상황인데요.

    하지만 '이 XX'는 김은혜 홍보수석이 '날리면' 주장을 하면서 이미 인정했던 내용입니다.

    우선 '이 XX' 영상을 다시 한번 보시죠.

    욕설로 들리는 부분은 윤 대통령의 입모양도 보이고 비교적 선명하게 들리는데요.

    당시 뉴욕 현지에서 김은혜 수석은 '앞부분은 XX가 맞고 뒷부분은 '날리면'이라는 거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개인적으로 오가는 듯한 '거친 표현'에 대해 느끼는 국민들의 우려를 잘 듣고 있고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비속어가 있었다는 걸 시인한 거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이마저도 부인하고 있는 겁니다.

    윤 대통령이나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도 같은 입장으로 보이는데요. 들어보겠습니다.

    [박성중/국민의힘 의원(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앞에 이 XX 쓴 것에 대해서도 그러면 박 의원님도 그거 안 들리세요?> 저도 정확히 잘 안 들리더라고요. <영상에 잡혀 있잖아요. 그런데 그걸 보고도 대통령이 기억이 안 나신대요?> 네, 그렇습니다."

    카메라로부터 가장 멀리서 말한 "국회"는 잘 들린다고 하면서, 오히려 가까이서 말한 "XX"는 안 들린다는 주장입니다.

    ◀ 앵커 ▶

    여기에 더해서 지금은 MBC가 "자막을 조작했다"고까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 기자 ▶

    분명한 사실은, 저희는 자막을 조작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뉴욕 프레스센터에 있던 많은 방송사 기자들이 송출된 취재영상을 통해 각자 다양한 방법으로 윤 대통령의 발언을 반복해 들었고요.

    대통령실이 '날리면'이라는 주장을 꺼낼 때까지, 조작 논란을 포함해 발언 내용에 대한 논란 자체가 없었습니다.

    당시 '이 XX', '국회에서', '바이든', 'X팔리면'이라는 단어가 들렸고 현지 기자단 내에 공감대가 형성됐던 겁니다.

    MBC를 포함한 140여 개 대부분 언론사가 바이든으로 첫 보도를 냈고요. 후속 보도도 바이든으로 이어갔습니다.

    대부분 언론사가 들리는 단어를 들리는 대로 자막에 쓴 건데 여권 주장대로라면 140여 개 언론사가 모두 자막을 조작한 게 되는 건데요.

    대통령실도 처음엔 '날리면'이라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발표했다가, 지금은 또 '최종적으로 100% 확정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하고 있잖아요.

    자신들도 확정할 수 없다고 하면서, MBC가 무엇을 어떻게 조작했는지 명확한 근거나 설명 없이 "MBC가 자막을 조작했다"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는 겁니다.

    ◀ 앵커 ▶

    오늘 윤 대통령이 출근길에 비속어 논란 질문을 받았는데 답을 안 했습니다?

    이건 어떻게 봐야 합니까?

    ◀ 기자 ▶

    네. 질문은 비속어 논란에 대한 유감 표명을 묻는 내용이었는데요. 답변 없이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보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이 이렇게 장기화될 일인지 유감 표명하실 생각 없나요?> ……"

    질문을 1개만 받고 이미 몸을 튼 상태에서 나온 질문이었고요. 윤 대통령은 질문을 들으며 잠시 멈칫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대로 들어갔습니다.

    윤 대통령이 직접 답하고 싶은 질문이면 들어가다가도 다시 돌아와서 대답을 한 적이 많았다는 점에서, 오늘은 비속어 논란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발언 당사자인 윤 대통령의 입장은 "기억 안 난다"는 내용만 전언 형태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 앵커 ▶

    여권에선 "MBC가 미국 백악관이랑 국무부에 이메일을 보내서 의도적으로 외교 문제를 일으키려고 하고 있다, 자해 공갈이다"라는 주장도 하고 있습니다.

    이 사실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기자 ▶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알려진 게 당시 한국시간으로 22일 오전 8시 반쯤입니다.

    그 후 수많은 내외신 매체들이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보도했습니다.

    여권에선 마치 MBC가 백악관과 국무부에 윤 대통령의 발언을 고자질하듯이 질문했다고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저희 워싱턴 특파원이 백악관과 국무부에 질의한 시간은 이날 밤 9시 반쯤, 그러니까 윤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진 지 13시간 뒤였습니다.

    그리고 이때는 워싱턴포스트 기사에도 등장하지만 미 NSC가 "'윤 대통령의 이른바 '핫 마이크' 발언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이미 미국 언론에 밝힌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MBC가 질문에 F로 시작하는 욕설 표현을 썼다는 비난도 있는데요.

    저희는 자의적인 영어작문으로 인한 시비를 피하기 위해, 해외 통신 중 이 사안을 유일하게 기사화시킨 AFP 통신의 영문 기사 표현을 인용해서 질문했습니다.

    F 욕설은 MBC가 자의적으로 쓴 것이 아니라, 이미 기사화한 AFP 통신의 내용을 참고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앵커 ▶

    네, 이기주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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