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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이 다 꺼져버리네"‥지붕 수리공, 6시간 뒤 숨져

"지붕이 다 꺼져버리네"‥지붕 수리공, 6시간 뒤 숨져
입력 2022-09-29 20:39 | 수정 2022-09-2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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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주 전남 담양의 한 제지업체 공장에서 지붕 수리를 하던 노동자 한 명이 추락해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숨진 노동자가 몇 시간 전에서 지붕이 약해서 다칠 뻔했다면서, 안전장치를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조치도 없었고 결국, 여섯 시간 뒤에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임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담양의 한 제지업체 공장.

    녹이 슨 푸른 지붕 한 켠에 구멍이 뻥 뚫려 있습니다.

    김 모 씨는 이곳 지붕 위에서 낡은 패널을 보수하던 중 10미터 아래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동료 작업자가 김 씨에게 패널을 건네주려던 찰나, 김씨가 밟고 있던 지붕이 갑자기 무너진 겁니다.

    김 씨는 25년 동안 지붕을 수리한 베테랑 수리공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사고 6시간 전 지붕 수리를 하던 김 씨와 용역업체 대표 간 통화 내용입니다.

    [김 씨/업체 대표 통화(지난 22일)]
    "사장님, 아유, 여기 지붕 다 꺼져버리네. 이거 완전 녹슬어서. 나 밑으로 가라앉는 줄 알았네. <그래서 안 돼?> 예? <안되냐고?>"

    지붕이 위험하다는 우려가 계속되지만 작업 중단 지시는 이뤄지지 않습니다.

    [김 씨/업체 대표 통화(지난 22일)]
    "(지붕) 반절 좀 막아진 데, 거기 밟으니까 쏙 꺼져버리네… <어> 그러니까 사람이… <거기 기둥만 밟아봐> 그러니까 기둥도 떨어져 있어서 간격이… 스티로폼이 그냥 뚝 떨어져 내려가 버리네…"

    이후 6번 더 통화했지만 김 씨에게 지붕 위로 올라가지 말라는 말은 없었다고 유족 측은 주장했습니다.

    현장에는 추락 위험에 대비해 사업주가 설치해야 하는 안전 그물망 등이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결국, 김 씨는 6시간 뒤 추락해 숨졌습니다.

    용역업체 대표는 공사를 맡긴 제지업체에 공사중지를 요청했다고 말했지만, 제지업체는 부인했습니다.

    [이준상/민주노총 건설노조 광주전남지부 위원장]
    "원청에서 기본적인 조치를 취하는 게 상식이죠. 원청에서 상식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들을 책임을 영세한 하도급 업체에 떠넘기고."

    경찰은 공장 업체와 용역업체 대표를 상대로 숨진 노동자의 안전조치 요구가 묵살된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지은입니다.

    영상취재: 김상배 /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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