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정부가 내년도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지자체들은 물론이고 소상공인들, 시민들까지 반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국 지자체들의 입장을 들어 봤더니, 단체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지자체들마저도 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윤수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인천에서 3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한 김상희 씨.
코로나 위기를 견뎌내는 데, '이음 카드'가 큰 힘이 됐다고 말합니다.
'이음 카드'는 인천 관내에서 현금처럼 사용하고, 결제액의 최대 10%를 돌려받는 지역 화폐입니다.
[김상희/식당 운영]
"저 같은 경우는 이음 카드 때문에 매출이 좀 올랐던 거고요. 보시다시피 우리는 상권이 안 좋아요. 안 좋아도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그런 거였는데‥"
하지만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지역화폐 발행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정부가 지역화폐 발행에 지원한 국비는 1조 3천억 원, 그 결과 전국에서 20조 원 넘는 지역화폐가 발행됐는데, 내년부터는 국가가 지원했던 비용을 모두 지자체가 부담하라는 겁니다.
[김완섭/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지난 8월)]
"지역사랑상품권이 사용되고 그 효과가 퍼지는 곳은 특정, 그 딱 지역에 한정되는 사업입니다."
지자체들은 난색입니다.
민주당 신동근 의원이 광역자치단체 17곳에 예산 삭감에 대한 의견을 물었는데, 16곳이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이 단체장을 맡고 있는 12곳 중에서도 대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부 입장과 달리 국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겁니다.
서울과 부산은 각각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합리적 결정이 필요하다", "지역 경제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경북과 강원에서도 "예산을 삭감할 경우 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불가피하다"며, 국비 지원 유지를 주장했습니다.
[울산광역시청 관계자]
"전액 삭감이 되면 안정적인 지역화폐 발행이 좀 우려가 되고, 그다음에 재정 상황도 지방재정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서‥"
민주당은 지역화폐 예산엔 여야가 없다며, 예산 심사에서 반드시 복원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신동근/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
"고물가나 소비 침체로 굉장히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에. 소상공인 살리고, 또 지역주민에게도 이득이 가는 지역화폐 예산을 살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지역화폐의 경제적 효과' 자체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하고 있어 예산 심의 과정에서 공방이 예상됩니다.
MBC뉴스 박윤수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현/영상편집 :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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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윤수
정부 지역화폐 예산 전액 삭감에 여당 지자체도 '반대'
정부 지역화폐 예산 전액 삭감에 여당 지자체도 '반대'
입력
2022-10-03 20:03
|
수정 2022-10-0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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