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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나선 발달장애인 경인씨‥"저도 투표하고 싶어요"

법정 나선 발달장애인 경인씨‥"저도 투표하고 싶어요"
입력 2022-10-03 20:38 | 수정 2022-10-03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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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표씩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죠.

    그런데, 선거 공보물이나 투표 용지를 이해하는 게 어려워서, 투표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발달 장애인들 이야기인데요.

    장애인들도 이해하기 쉽게 바꿔 달라면서, 법정에 나선 발달 장애인 청년을 정상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6년 전 장애인 시설에서 나와 자립한 중증지적장애인 29살 박경인씨.

    비슷한 처지의 장애인들을 지원하는 기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장애인들도 시설을 나와, 이웃들과 어울려 사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서, 투표 때면 장애인 공약부터 살펴봅니다.

    [박경인/발달장애인]
    "장애인 예산, 그리고 지원주택과 탈시설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탈시설을 할 수 있게‥"

    경인씨 지역 구청장의 지난 선거 공보물.

    장애인과 함께 찍은 사진도 보입니다.

    [박경인/발달장애인]
    "창의적 아이디어, 풍성한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하여‥"
    (이게 무슨 뜻인 것 같으세요?)
    "몰라요. 아이디어를 낸다는 것 같아요."

    뽑을 후보를 정한다고 끝이 아닙니다.

    글자를 잘 읽지 못하거나, 읽어도 순간 헷갈릴 수 있는 발달장애의 특성상, 글자만 가득한 투표용지는 또 다른 벽입니다.

    [박경인/발달장애인]
    "이름이 헷갈렸어요. 세 명 중에서 뽑으려고 하니까 그냥 막 찍었어요."

    영국이나 스웨덴의 선거 공보물은 장애인이 이해하게 쉽도록, 주요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글자도 큼지막합니다.

    대만과 아일랜드 등 50개국 투표용지에는 정당 로고나 후보 사진이 들어갑니다.

    [박경인/발달장애인]
    "그림 투표용지가 있는데, 우리나라도 그렇게 바뀌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예산과 개표시간 지연 문제 때문에 이런 조치가 어렵다는 입장.

    특히, 발달장애인이 극소수인 선거구에선, 그림투표용지를 쓴 장애인이, 누굴 찍었는지 쉽게 드러날 우려가 있다고도 주장합니다.

    경인씨는 누군지 모르고 찍는 엉뚱한 표가 아니라, 제대로 내 한 표를 행사하고 싶다고 법정에서 호소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이제 막 시작된 재판, 법원은 우리 선거가 정인씨 같은 장애인을 차별해 온 건 아닌지 심리에 들어갔습니다.

    [박경인/발달장애인]
    "발달장애인도 투표권이 있다고 외치고 싶어요."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 강종수/영상편집 :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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