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영방송 사이버 해킹‥반체제 영상 11초간 방송

◀ 앵커 ▶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잡혀간 20대 여성이 의문사 하면서 시작된 이란의 반정부 시위, 이제 4주째에 접어들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이란 국영 방송이 사이버 해킹을 당해 이란 최고지도자를 겨냥한 영상이 11초 간 전국에 방송됐습니다.

이유경 기잡니다.

◀ 리포트 ▶

이란 국영방송의 저녁 메인 뉴스.

갑자기 가면이 등장하더니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불길에 휩싸인 사진으로 화면이 바뀝니다.

하메네이의 얼굴은 표적으로 조준되고 있고, 그 아래에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숨진 마흐사 아미니와 다른 여성 3명의 흑백 사진이 실렸습니다.

영상이 나오는 동안 "여성, 삶, 자유"라고 외치는 군중들의 구호 소리가 반복됐고, "젊은이들의 피가 당신의 발 앞에 떨어진다", "우리와 함께 일어서자"는 자막이 나타났습니다.

이 영상은 11초 동안 방송되다 뉴스 스튜디오로 화면이 바뀌었는데 앵커는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번 사이버공격은 '알리의 정의'라는 해킹 조직이 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공격 직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란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거리에서 흘린 무고한 피를 위해 우리는 마지막까지 계속할 것"이라면서 "해킹 영상을 널리 알려달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시작해 4주째를 맞은 반정부 시위는 전국 주요 도시에서 계속 이어졌습니다.

현재 최소 133명이 이번 사태와 관련돼 숨진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경찰이 특수 진압 부대를 대거 투입하는 등 정부와 시위대의 마찰은 더욱 격화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 편집 : 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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