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최근 전기차가 늘면서 아파트 주차장이나 백화점, 대형 마트 같은 곳들에서 쉽게 충전이 가능해 졌죠.
그런데 이런 곳에서 충전을 하다가 화재가 발생하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유충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1월, 충북 충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충전 중이던 전기차 밑에서 연기가 올라옵니다.
차량 주인이 급하게 뛰어와 차 문을 여는 순간, 차 안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연기는 삽시간에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뒤덮었고, 잠시 뒤, 갑자기 불꽃이 폭발합니다.
배터리 열 폭주가 시작된 겁니다.
아파트 직원들이 소화기로 꺼보지만, 이윽고 더 거센 불길이 올라옵니다.
[아파트 직원]
"소화기로 했죠. 안 꺼져요."
소방대원들이 출동해 물을 뿌려 보지만 연기는 더 심해지기만 합니다.
[아파트 직원]
"아예 차를 가져갔어요. 렉카차 불러서. 어디 뭐 운동장에서 (진화) 했다는데."
결국 불이 난 차량을 아파트 밖으로 끌고 나가 1시간여 만에 겨우 화재 진압에 성공했습니다.
소방당국은 급속충전 중에 일어난 화재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열폭주는 외부 충격이나 과충전 시 발생하는데,
순식간에 온도가 1천도 이상 치솟아 진압이 어렵습니다.
전기차는 최근 5년 동안 10배가 늘었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정재 의원실이 전국의 전기차 화재 종류를 전수 조사한 결과 특히 충전 중 화재가 20배 이상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전기차 충전 장소가 아파트나 대형 마트 등 사람이 밀집한 건물의 지하에 많다는 겁니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고 소방차 진입도 어렵습니다.
더욱이 주변 차량이나 적재된 물건 등으로 옮겨 붙거나, 지하 2,3층일 경우 지난달 대전 화재와 같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는 차량 바닥에 붙어있기 때문에 소화기 분말이나 물이 닿기가 힘듭니다.
[박치환 / 소방청 장비총괄과]
"현재까지는 이게 정답이다, 라고 전 세계적으로 발표한 게 없고 아직까지는 그런 장비가 없어요."
결국 아예 차량 자체를 물에 담궈 배터리를 식히는 화재진압 방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소방대원들이 차량을 둘러싸고 펜스를 칩니다.
재빨리 임시 욕조 형식의 특수 진압장비를 설치하고 그 안에 물을 쏟아 붙습니다.
실제 화재가 났을 때 이렇게 물을 차량 바닥의 열폭주된 배터리 까지 잠기게 해야지만 식혀서 완전 진압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서동호 / 세종소방서 진압팀장]
"이 펜스마다 누수방지 패드가 부착되어 있어서 설치 후 바닥에 있는 물이 외부로 누수 되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경사가 지거나 바닥이 울퉁불퉁하면 사용할 수가 없고, 대형 화물차나 배터리가 지붕에 있는 버스의 경우 무용지물입니다.
더욱이 차량이 많은 복잡한 지하주차장에서 열폭주가 발생할 경우 이 같은 특수 진압장비를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김정재 의원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행법이 기술을 따라가지 못해서 그 피해와 불안감은 고스란히 소비자가 지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관련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결국 화재 진압이 쉽게 전기차 차량 구조에 변화를 주거나, 충전 시설의 화재 안전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MBC뉴스 유충환입니다.
영상 취재 : 고헌주, 강재훈
영상 편집 : 조기범
3D 그래픽 : 박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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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유충환
[집중취재M] 충전 중 "펑!" 전기차 열폭주 지하에서 나면‥
[집중취재M] 충전 중 "펑!" 전기차 열폭주 지하에서 나면‥
입력
2022-10-10 20:30
|
수정 2022-10-1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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