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출근한지 나흘 밖에 안된 한 30대 노동자가 고층 아파트에서 외벽 청소를 하다가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렇게 고층 빌딩 노동자들의 추락사가 계속 반복이 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안전 규정이 무시되고 있습니다.
유서영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인천 송도의 30층짜리 아파트.
움푹 패인 화단에 밧줄과 작업대가 떨어져 있고 근처에서는 안전모가 나뒹굴고 있습니다.
어제 낮 11시 40분쯤 이 아파트 외벽에서 유리창 청소를 하던 33살 노동자가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외벽 보수공사를 맡은 용역업체에 입사해 일을 시작한 지 불과 나흘만이었습니다.
사고가 난 현장입니다.
화단 관목은 으스러져 있고, 끊긴 작업줄이 마구 뒤엉켜 있습니다.
오전 8시부터 시작된 작업은 강한 비바람이 부는 속에서도 강행됐습니다.
[목격자]
"보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위태로웠죠. 저희 집에서는 로프(밧줄)가 흔들리는 게 직접적으로 보이니까요."
경찰과 고용당국은 아파트 옥상 난간의 알루미늄 판에 밧줄이 여러차례 쓸리면서 끊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해당 부위에 소방 호스가 덮여 있었지만 같이 찢어져 버린 상태였습니다.
[업체 관계자]
"보호대(덮개)도 끊어지고‥ 보호대 손상이 이렇게 돼가지고 로프도 끊어진 거예요. 소방 호스가, 이걸 사용하는데 거기도 이게 현장에 찢어진 게 있더라고요‥"
지난해부터 건물 모서리 등 날카로운 부분에 밧줄이 잘리거나 손상될 수 있는 경우 보호 덮개를 설치하도록 의무화됐지만 보호 덮개의 조건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황입니다.
작업용 밧줄 이외에 보조 안전줄도 매서 사고를 방지하도록 돼있지만 사고 현장에서는 이마저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해 9월, 여기서 불과 3킬로미터 떨어진 49층 아파트에서도 외벽을 청소하던 29살 청년이 추락해 숨졌는데, 당시에도 보호덮개나 안전줄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김남석/변호사·노무사]
"영세 사업장 같은 경우에는 본인들이 뭘 해야 되는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어떤 교육을 해야 되는지, 아니면 어떤 안전장치를 해야 되는지 이런 것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고층 건물에서 밧줄에 매달려 일하다 숨진 사람은 38명에 이릅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영상편집: 이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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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유서영
출근 나흘 만에 30층에서 떨어진 노동자‥반복되는 사고
출근 나흘 만에 30층에서 떨어진 노동자‥반복되는 사고
입력
2022-10-11 20:35
|
수정 2022-10-1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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