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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연구 수행해도 '월급 99만원'‥말로만 이공계 우대?

국가연구 수행해도 '월급 99만원'‥말로만 이공계 우대?
입력 2022-10-18 20:17 | 수정 2022-10-1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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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국가 연구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대부분 최저임금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급여만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말로만 이공계 인재 우대를 외칠 게 아니라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인 연구 인건비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손하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사립대.

    인적이 드문 밤 10시 즈음, 창문 수십 곳에서 일제히 환한 불빛이 새어나오는 건물들이 눈에 띕니다.

    공대 연구실입니다.

    [A씨/생명공학 박사]
    "공학계열 쪽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실험도 많고 하다 보면 사실 퇴근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공계 석·박사 대학원생들 다수는 국가 연구개발 사업에 참여해 급여를 받습니다.

    이 같은 국내 대학원생 7만 4천 명의 인건비를 과기정통부가 조사한 결과 석사과정은 월 평균 63만 원, 박사과정은 평균 99만 원을 받고 있었습니다.

    서울대의 경우 석사과정은 월 48만 원, 박사과정은 월 82만 원이었고 포항공대는 각각 56만 원과 89만 원, 카이스트는 70만 원과 97만 원에 그쳤습니다.

    박사과정을 기준으로 봐도 국민대와 공주대만 월 150만 원을 넘겼고, 나머지는 월 1백만 원 안팎에 머물렀습니다.

    대부분이 최저임금의 절반 수준인 겁니다.

    [A씨/생명공학 박사]
    "이 동네가 월세가 비싼 편이어서 빠듯하긴 한 것 같은데, 아무래도 공부하면서 일을 병행하기도 사실 쉽지 않다 보니까‥"

    투입하는 시간이 적은 것도 아닙니다.

    사업에 참여하는 대학원생의 56%가 주 30시간 이상을 투입하고 있고, 법정 노동시간인 주 40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37%에 달합니다.

    [B씨/공대 박사과정 자퇴생]
    "밤 11시, 12시에 퇴근할 때도 있었어요. (그럼에도) 나라에서 100만 원을 주면 그 중에 저한테는 한 30만 원, 40만 원 나왔고‥"

    정부는 지난 2008년, 인건비 기준을 석사의 경우 최대 월 180만 원, 박사는 월 250만 원으로 책정했습니다.

    이 기준은 지난 14년 동안 한 푼도 오르지 않았고, 지금도 이 기준의 절반도 못 받는 연구원이 전체의 52%가 넘습니다.

    예산이 내려와도 20% 남짓은 학교가 '간접비'로 분류해 떼어가고, 지도교수가 인건비 지급률을 자의적으로 정해 묶어두는 관행 때문입니다.

    [박완주/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의원]
    "국가 R&D 30조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데 학생연구원들의 인건비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이공계 인력 유출을 막으려면, 지금이라도 연구에 들인 시간과 노동력을 인건비에 제대로 반영하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이준하 영상편집: 이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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