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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전통시장 화재 알리미 곳곳 '먹통'‥320억 세금은?

[바로간다] 전통시장 화재 알리미 곳곳 '먹통'‥320억 세금은?
입력 2022-10-18 20:25 | 수정 2022-10-1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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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이동경 기자입니다.

    전통시장에 불이 나면 더 피해가 큽니다.

    점포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불이 쉽게 번지고 통로도 좁아서 소방차가 접근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3백억 넘는 예산을 들여 전국 전통시장에 화재경보기를 설치 중인데, 곳곳이 먹통이라고 합니다.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시장 안의 한 치킨집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점포 천장에 화재감지기가 달려 있습니다.

    불이 나면 소방서와 점포 상인에게 즉시 알려주는 설비입니다.

    이렇게 전통시장 천장에 설치된 화재감지기가 열이 나 연기를 감지하게 되면.

    "화재 발생."

    화재 감지 사실이 무선통신망을 타고, 이 중앙수신기에 전달된 뒤, 인근 소방서와 상인들에게 즉시 전파됩니다.

    전통시장에 이 같은 화재감지기 설치 사업이 시작된 건 지난 2018년.

    그 무렵 470억 재산피해를 낸 대구 서문시장 화재 등이 계기가 됐습니다.

    설치된 설비들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을까.

    경기도 안양의 한 전통시장.

    점포 한 곳에 들어가서 화재감지기 쪽으로 연기를 흘려 넣어 봤습니다.

    감지기가 정상 작동합니다.

    같은 시각, 정보를 받는 중앙수신기에도 화재 알림이 뜹니다.

    하지만 점포 상인과 관할 소방서에는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관할 소방서 119상황실]
    "<지금 화재신호 들어갔는데.> 들어오진 않았고요, 아직 들어오진 않았어요."

    중앙수신기의 발신 기능이 고장 난 겁니다.

    근처의 또 다른 시장에서도 시험해봤습니다.

    화재 감지기는 작동을 했고, 이번엔 점포 상인에게도 문자가 전달됐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관할 소방서는 역시 모르고 있었습니다.

    [관할 소방서 119상황실]
    "<(테스트 시각이) 오전 10시 18분 25초 정도거든요.> 따로 화재 접수 받은 건 없는 것 같아요."

    이 시장은 중앙수신기 상태도 열악합니다.

    곳곳에 고장을 뜻하는 불이 들어와 있습니다.

    원인 모를 경보음이 자꾸 울린다며 소리를 강제로 꺼두기까지 했습니다.

    [시장 상인]
    "스톱을 안 시키면 계속 얘가 전파를 주는 상황이거든요. 끄는 일단 임시 조치를 하기는 하는데… <임시조치를 왜 해 두시는 거예요?> 소리가 시끄러우니까."

    그런데 이 시장들의 점검 기록은 전혀 딴판입니다.

    화재감지기와 수신기 등 핵심 기기들이 모두 정상 작동한다고 기록돼 있는 겁니다.

    오동작 발생률, 0%라고 돼 있습니다.

    [홍성국/소방기술사]
    "통신장치가 고정이 돼 있는지 감지기가 탈락이 돼 있는지 수시로 확인을 해서 고쳐줘야 되는데 방치돼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점검 범위를 경기도 전체로 넓혀 봤더니 감지기 6,725개 가운데 99%가, 수신기 66대는 모두 정상으로 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설치업체 직원 한 명이 하루 동안 경기지역 시장 8곳을 돌며 635개 시설을 점검한 사례 등이 보입니다.

    소방시설 점검 수칙에도 어긋나고, 무엇보다 졸속 점검이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이용선 의원/국회 산업자원통상위원회]
    "총체적 관리 부실이 드러났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관계부처가 시설 전체 점검에 나설 것을 요구하겠습니다."

    지난 5년간 화재알림설비는 전국 전통시장 557곳에 5만 8천여 개 설치됐고 예산 318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MBC뉴스 이동경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 한재훈 / 영상편집: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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