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안성 노동자 10m 높이 추락‥"규정 안 지켜졌다"

◀ 앵커 ▶

이번에는 노동자 다섯 명이 추락해 두 명이 숨진 경기도 안성 물류창고 공사장 사고 속보 전해드리겠습니다.

이틀째 사고 조사에 나선 고용노동부는 사고를 당한 노동자들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두 배 이상 높은 10미터 이상 높이에서 추락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또, 부러진 임시 지지대가 규정을 어기고 길게 설치돼있던 사실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4층 임시 바닥판이 무너지면서 노동자 5명이 추락한 경기 안성의 물류창고 공사장.

공사가 중단된 사고 현장으로 안전모를 쓴 근로감독관들이 들어갑니다.

고용노동부는 오늘 오전부터 사고 현장에 근로감독관을 보내,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현장을 조사한 고용노동부는 무너진 4층 임시 바닥판을 받쳐주던 지지대, 이른바 '동바리' 설치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노동자들이 떨어진 임시 바닥판과 아래층 사이의 높이는 당초 알려진 것보다 두 배 이상 높은 13미터.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따르면 동바리를 3.5미터 이상 세우려면, 2미터 간격마다 중간에 수평 연결재를 세워야 합니다.

하지만 현장에는 연결재가 거의 없었고, 결국 10미터가 넘는 동바리가 부러지면서 무너졌다는 겁니다.

[근로감독관]
"잭 서포트(동바리)가 길게 돼 있고, 수평 연결재가 좀 많이 안 보이는 게 눈으로 일단 확인이 된 거죠. 길이가 기니까 쉽게 흔들리잖아요. 꺾이기도 쉽고."

경찰은 현장소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오는 27일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감식을 실시해, 현장에 자재가 적절히 쓰였는지, 생략된 시공은 없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사고로 숨진 37살 노동자의 빈소는 오늘 새벽, 현장에서 8KM 떨어진 장례식장에 차려졌습니다.

중국에서 태어난 이 남성은 증조 할아버지가 한국인으로, 10여 년 전쯤 한국에 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줄곧 사무직으로 일해왔지만 3년여 전 일본 유학 중인 동생과 가족의 생계를 돕기 위해 공사 현장 일을 시작했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유가족]
"부모님한테 좀 더 효도하고 싶어서 열심히 일하고 싶어서 현장 일을 한다고만 들었어요."

빈소에 놓인 화환은 단 하나.

오늘 오후에야 빈소를 찾은 시공사 SGC이테크 건설 측은 애도의 뜻을 밝히면서도 보상 대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유가족]
"사과도 없고 정부에서 누가 오지도 않고 '유가족을 위해서' 이런 말한 사람도 한 명도 없고‥"

어제 숨진 또다른 50대 중국인 노동자는 오늘에서야 유족이 확인돼, 아직 빈소도 마련하지 못한 채 병원에 안치돼 있습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영상편집: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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