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백일흔세 명을 태운 대한항공 여객기가 오늘 새벽 필리핀 세부 공항에 비상 착륙했습니다.
악천후 속에서 착륙을 시도한 지 세 번 만에 가까스로 내렸는데, 이 과정에서 비행기가 활주로를 벗어나면서 심하게 파손이 됐습니다.
다행히 승객들과 승무원들은 비상 탈출 장치로 기내를 빠져 나와서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먼저 김윤미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대한항공 KE631이 인천에서 필리핀 세부를 향해 이륙한 건 우리 시각으로 어제 저녁 6시 35분.
승무원 11명과 승객 162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기종은 A330-300, 단번에 미국도 갈 수 있는 대형 비행기입니다.
4시간 반을 날아 밤 11시쯤 세부 막탄공항 상공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첫번째 착륙 시도는 실패.
승객들은 당시 비행기 흔들림이 심상치 않았다고 말합니다.
[탑승객]
"기장이 방송으로 "기상이 너무 안 좋아서 안전을 위해서 회항을 하고 다시 고어라운드(착륙시도 후 다시 상승)를 했다"고‥"
15분 뒤, 기장은 두번째 착륙을 시도합니다.
이번엔 바퀴도 내렸습니다.
활주로에 바퀴가 닿을 정도로 고도도 낮췄지만 또다시 실패하고 맙니다.
[탑승객]
"활주로에 닿는데 '쾅' 소리가 났거든요. 소리가 너무 컸어요."
이후 KE631은 공항 상공을 30분 가량 맴돌다 결국 비상 착륙을 결정했습니다.
[탑승객]
"승무원들은 머리 숙이라고 소리 지르더라고요. '아, 진짜 심각한 상황이구나.'‥"
하지만 속도를 줄이지 못한 탓에 활주로를 이탈해 수풀에 가까스로 멈춰섰고 승객들은 비상 탈출 장치를 이용해 비행기를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1시간에 걸친 세 번의 착륙 시도와 비상 착륙, 승객들은 극도의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탑승객]
"조명 같은 것도 영화처럼 깜빡깜빡 거리고. 뒤에 있는 승객분은 막 우시고‥ 비상착륙한다는 거 듣고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대한항공은 현지 기상 악화로 비상 착륙을 시도했다며, 탑승객과 가족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편집 : 조아라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김윤미
세 번째 시도만에 가까스로 착륙‥공포의 1시간 "죽을 수도 있겠다"
세 번째 시도만에 가까스로 착륙‥공포의 1시간 "죽을 수도 있겠다"
입력
2022-10-24 19:56
|
수정 2022-10-24 19:57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