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촉법소년의 기준을 낮추자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된 건, 조금 보신 것처럼 청소년들의 범죄가 증가하고 그 양상도 예전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여전히 다른 쪽에선 처벌이 능사가 아니다, 어린 나이에 저지른 실수라면 한 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당장 오늘 국가 인권 위원회도, 공식 반대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들의 주장은 뭔지, 정상빈 기자가 반대와 우려 목소리도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보육원에서 생활하다 폭행과 학대를 피해 중학생 때 탈출한 다영 씨.
보호자 없이 모텔과 쉼터를 전전하며, 절도 등 범죄로 생계를 꾸렸습니다.
결국 소년원 2년 보호처분을 받았는데, 간판만 '학교'인 감옥이었습니다.
[다영 (가명)]
"아무것도 못하게 하고 막 다 감시하고 하니까‥ 일단은 자유를 박탈당하잖아요. 그게 가장 큰 처벌이고‥"
지금은 카페에서 일하며 생계를 꾸립니다.
만약 소년원이 아닌 교도소에 수감 돼, 이른바 '빨간 줄'이 그어졌다면 어땠을까?
[다영 (가명)]
"뭔가 해보려고 하는 시도를 안 했을 것 같아요. 어차피 여기를 가도 안 받아줘‥ 낙인을 교도소로 보내서 찍어버리는 것보다는 기회를 좀 많이 줬으면‥"
소년부를 오래 맡아 '소년범의 아버지'로 불리는 천종호 부장판사도 '소년원 보호'도 사실상 처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촉법소년 연령기준을 낮출 정도로 우리 기준이 높지 않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독일, 캐나다, 미국 15개 주는 14살, 네덜란드는 16살이 기준입니다.
어린 나이에 전과기록을 남기면, 사회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박선영 /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기회들이 계속 차단이 되면서 더 범죄를 저지르고 그리고 대인관계나 이런 사회생활에서도 많은 문제가 생기고‥"
지난 2019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우리 정부에 촉법소년 기준을 유지라고 권고했고, 국가인권위원회는 "교화시설을 늘려 재범을 막는 게 바람직하다"며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지난 대선 당시 여야 모두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약속했기 때문에, 국회 통과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 손지윤
영상편집 : 김정은
일러스트 : 강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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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상빈
한 소년범의 토로 "기회를 줬으면‥"인권위는 '공개반대'
한 소년범의 토로 "기회를 줬으면‥"인권위는 '공개반대'
입력
2022-10-26 20:05
|
수정 2022-10-26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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