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양소연

감시도 환수도 없이 세금 줄줄‥업계 관행?

감시도 환수도 없이 세금 줄줄‥업계 관행?
입력 2022-10-29 20:23 | 수정 2022-10-29 20:28
재생목록
    ◀ 앵커 ▶

    유명 애니메이션 <브레드 이발소>의 제작사 대표가 십수억 원에 달하는 정부와 지자체 지원금을 부정 수급했다는 의혹,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저희가 좀 더 취재해봤더니 이 회사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수천에서 수억 원까지 정부에서 받은 돈은 '눈먼돈'으로 전락하기 일쑤였고,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콘텐츠진흥원은 국민 세금을 지원금으로 뿌리면서 관리 감독도, 사후 환수도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었습니다.

    양소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EBS에 방영된 인기 애니메이션으로 뮤지컬까지 만들어진 '정글에서 살아남기'

    지난 2017년 이 콘텐츠의 체험관 공사를 맡았던 업체는 제작사에서 황당한 요구를 받았습니다.

    가짜 영수증을 만들어달라는 것.

    [제작사 관계자(공사업체 통화)]
    "7억 원짜리 있잖아요. '이거를 이런 식으로 아이디어를 내서 이렇게 만들 거다' 이렇게 해서 제가 던질 거예요. 만들어주시면 돼요."

    불법이란 생각에 거부했지만, 주변에선 비슷한 일들이 이어졌습니다.

    [한 모 씨/공사 업체 관계자]
    "(다른) 하청업체한테 3천만 원을 끊어달라는 거예요. 세금 계산서만. 2천만 원 리베이트로 받고. 콘텐츠진흥원에서 3천만 원 받고 얘(하청업체)한테 1천만 원만 주는 거야."

    인건비도 조작했습니다.

    "대학생 아르바이트들한테는 학교에서는 직업 체험이라고 하고, 그 다음에 콘텐츠진흥원에는 인력을 쓴다고 하고. 그럼 돈을 받아서 리베이트로 다 돌려‥"

    지원금을 주는 콘텐츠진흥원에 이런 내용을 전달했지만, 오히려 제작사는 다른 지원금을 더 받았습니다.

    결국, 한씨의 신고로 경찰 수사를 통해 3억 6천만 원 횡령 등 혐의가 드러났습니다.

    [제작사 관계자]
    "경찰에 계신 분이 '이거, 이거 한 거 맞느냐'고 해서 맞다고 했죠. 제가 한 것에 대해서는 제가 책임져야 되는 거고."

    하지만 지원금은 아직도 회수하지 못했습니다.

    김건희 여사가 받은 지원금도 마찬가지.

    김 여사가 H컬쳐테크놀로지 이사였던 지난 2007년, 관상 어플을 만들겠다며 1억 원을 받았지만 정작 어플은 상용화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업체가 개발과정에서 만든 홍보자료가 표절 의혹을 받는 김 여사의 국민대 박사논문에 그대로 활용돼 논란이 됐습니다.

    [조현래/콘텐츠진흥원장(지난해 국정감사)]
    (최소한 지급한 1억 원 이거라도 환수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종합적으로 검토를 해보겠습니다."

    이 역시 환수하지 못했습니다.

    감사원은 지난 2015년 콘텐츠진흥원이 인건비를 편법 사용한 업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지적했고, 지난해엔 약속한 영상 결과물을 받지 못하고도 지원금을 환수하지 않았다며 두차례나 주의를 줬습니다.

    이에 대해 진흥원 측은 지원 기업들은 감사 대상이 아니라며 최근 10년 동안 자체 감사를 실시한 적이 단 한차례도 없다고 답했습니다.

    콘텐츠진흥원의 한해 지원금은 5천억 원,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채 세금이 누군가의 눈먼 돈이 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영상취재: 이성재, 이관호/영상편집: 김정은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