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분통 "어떻게 도로 한복판에서‥국가가 왜 있나"

◀ 앵커 ▶

비탄에 빠진 유가족들은 이번 참사가 충분히 예측 가능했고, 막을 수 있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특히 대규모 인파가 몰릴 거란 걸 뻔히 알면서도, 경찰과 지자체가 따로 대책을 세우지 않은 점을 두고두고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윤수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조카의 사고 소식을 듣고 하루만에 전북 익산에서 올라온 삼촌은,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참사가 났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유가족(삼촌)]
"막내가 공부 잘했죠. 명랑하고 예쁘고 성격도 발랄하고 그런데‥ 부모님들은 억장이 무너지죠. 나도 황망한, 삼촌도 황망한데."

스물네 살, 둘째 딸을 잃은 아버지는 사고당일 밤늦게까지 장사를 하느라 다음날이 돼서야 소식을 접했습니다.

[유가족(아버지)]
"느낌이 이상해서 아침에 내가 9시 넘어서 깼거든요. (그런데 딸이) 연락이 안 된다고‥"

유족들은 하나같이 경찰과 지자체의 당시 대응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뻔히 사람들이 몰릴 걸 알면서도 어떻게 도로 통제는 커녕, 기본적인 인파 관리조차 안 했냐는 겁니다.

[유가족(삼촌)]
"기관이라는 것은 사고를, 많은 인파가 몰리면 사고를 대비해서 질서 (유지)도 해주고, 관리도 해줘야 되는데‥"

좁은 골목길이라곤 하지만 완전히 폐쇄된 공간이 아닌 만큼 사고를 막을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을 거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유가족]
"그렇게 몰리는 그런 상황 같으면 보안(통제)은 철저히 해야될 것 아닌가‥"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 행사라 책임자가 없었다는 지자체 설명도, "특별히 우려할 정도의 인파가 아니었다"는 주무 장관의 발언도 가족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유가족(작은 아버지)]
"그 말을 듣고‥ 행안부 장관? 어떻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습니까. 주최 측이 없었어도 국가가 왜 있습니까?"

[유가족(아버지)]
"사고 터져야 정신 차리지 우리나라는‥ 누가 책임지냐고, 책임자 하나도 없고."

하룻밤에 아들과 딸, 조카를 잃은 유가족들의 분통에도, 관련 정부 기관들의 책임있는 언급과 공식 사과는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영상취재 : 김우람, 독고명 / 영상편집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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