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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살, 30살‥너무 빠른 죽음에 무거운 침묵·숨죽인 오열

26살, 30살‥너무 빠른 죽음에 무거운 침묵·숨죽인 오열
입력 2022-10-31 19:56 | 수정 2022-10-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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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사고 수습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이태원 참사로 숨진 희생자들의 빈소도 병원마다 속속 차려지고 있습니다.

    장례식장 빈소 안내판의 '고인' 자리에 꽃다운 나이의 청년 사진들이 내걸렸고, 황망하게 찾아온 급작스러운 죽음에 빈소 분위기는 온종일 무겁고 침통했습니다.

    김현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장례식장의 빈소 안내판에 환하게 웃는 청년의 사진이 붙었습니다.

    숨진 사람을 뜻하는 한자 '고(故)자를 달고 적힌 이름, 밑에는 26살, 30살이라고 적혔습니다.

    고인 옆 상주 이름을 적는 자리에는,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 자매의 이름이 올라있습니다.

    참사 발생 이틀이 지나면서, 희생자들이 이송된 병원마다 속속 빈소가 차려졌습니다.

    갑작스런 황망한 소식에, 유족과 친지들은 말문조차 열지 못했습니다.

    [빈소 방문객]
    "막내딸이었어요. 어떻게 낳은… (늦둥이? 그날 얘기하고 갔어요?) …"

    중국에 나가 대학까지 마치고 돌아온 26살 조카딸.

    삼촌 기억 속 조카딸은 노는 것과 거리가 먼 '집순이'어서, 더 황망하고 충격이 컸습니다.

    [희생자 삼촌]
    "'집순이'었지, 돌아다니는 거를 좋아하는 애가 아니었어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는 거의 안 살았었으니까, 도대체 핼러윈이 뭔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번 가보고 싶었대요."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을 다니던 33살 동아리 후배는, 여자친구와 함께 이태원에 나갔다가, 둘 모두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희생자 선배]
    "부모님들이 자식(상)을 치러야 되는 건데, 아버지께서 굉장히 많이 좀 힘들어하셔서… 그거 보고 있는 것도 참 마음이 그렇네요."

    동생이 이태원에 간 줄도 몰랐던 형은, 동생 전화를 용산경찰서 형사가 대신 받고서야, 동생이 숨진 걸 알았습니다.

    [희생자 친형]
    "그때부터 이제 가슴이 쿵쾅쿵쾅쿵쾅‥ 영안실 가서 얼굴 한 번 봤어요. 그냥 주저앉게 되던데 나도‥ 그냥 눈물이 눈을 뚫고 나오던데‥"

    누구도 예상 못 한 너무 빠른 죽음들.

    종일 빈소에는 무거운 침묵과 숨죽인 오열이 계속됐습니다.

    [희생자 친형]
    "하필이면 그날 거기를 가서‥ 내가 동생을 너무 사랑했으니까. 항상 고마운 동생이었어요."

    MBC뉴스 김현지입니다.

    영상취재 : 최인규
    영상편집 :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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