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사고가 난 해밀톤호텔 주변은 가뜩이나 좁은 골목길을 더 좁게 만드는 장애물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술집들에서 길을 가로막고 테이블을 설치한 불법 건축물들인데요.
심지어 한 시설은 이미 1년 전 구청의 철거 명령을 받았지만 '배짱' 영업이 계속됐고, 결국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상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참사 2시간여 전 사고가 난 골목입니다.
이 골목과 맞닿은 세계음식문화 거리.
그런데, 한쪽엔 핼러윈을 맞아 설치한 듯한 검은색 천막들이, 반대편엔 유리벽이 길까지 튀어나온 술집이 보입니다.
뒤로 보이는 주황색 통제선 안쪽에서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왼쪽 건물에서 튀어나온 유리 테라스와 당일 임시로 설치된 부스 때문에 도로의 폭이 급격하게 좁아졌습니다.
6미터 정도였던 도로 폭은 술집이 유리벽을 세워 영업하는 테라스와 임시천막 때문에 4미터 정도로 좁아졌습니다.
유리 테라스 면적만 17.4제곱미터.
그만큼 골목이 좁아져, 사람들은 더 빽빽하게 오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안형준/전 건국대 건축대학장]
"1제곱미터당 한 7명 정도가 다닐 수 있거든요. 100명 이상이 통행할 수 있었던 거죠. 사고가 일어나는 그 지점까지 많은 사람들이 쏠림현상이 있지 않았나…"
두 시설이 세워진 건물은 각각 해밀톤호텔 본관과 별관입니다.
야외에 벽을 세우고 천장을 씌워 실내공간을 넓히면 불법입니다.
용산구청은 지난해 11월, 유리 테라스는 무단증축물이라며 원상복구를 명령했지만 1년이 다 되도록 테라스는 그대로입니다.
명령을 듣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내지만 그대로 무단증축물을 유지한 겁니다.
[용산구청 관계자]
"이태원 같은 경우는 강제금보다 수익이 더 크다고 판단이 되면 그걸 원상복귀 안 하고 유지를 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참사가 난 골목에도 증축된 시설이 있었습니다.
해밀톤호텔이 에어컨 실외기를 가리기 위해 철제벽을 세우면서, 현행법상 최소 4미터는 돼야 하는 골목길이 기준보다 좁아졌습니다.
다만, 4미터 규정이 생기기 전인 1970년에 이 호텔이 지어졌고 원래 호텔 부지여서 위법시설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해밀톤호텔에 무단증축물에 대해 물었지만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 영상편집: 안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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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상빈
불법 증축물·임시 천막까지‥더 좁아진 골목 사고 키웠다
불법 증축물·임시 천막까지‥더 좁아진 골목 사고 키웠다
입력
2022-11-01 20:33
|
수정 2022-11-0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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