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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사당할 것 같다"‥최초 신고자에게 들은 당시 상황

"압사당할 것 같다"‥최초 신고자에게 들은 당시 상황
입력 2022-11-02 20:24 | 수정 2022-11-0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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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를 당할 것 같다. 겨우 빠져나왔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약 3시간 40분 전, 112에 최초로 접수된 신고 내용입니다.

    MBC가 이 최초 신고자를 만나서 112에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을 직접 들어봤습니다.

    김정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이건 아니잖아!"

    인파로 빽빽한 골목.

    위로 올라가려는 사람들과 내려가는 사람들이 한데 뒤엉켜 몇 발짝 걷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참사가 일어난 그 골목에서, 사고가 나기 3시간 40분 전쯤 최초 신고자 박 모 씨의 딸이 촬영한 영상입니다.

    인파에 밀려 가족과 떨어졌던 박 씨는 해밀톤호텔로 돌아 들어가 겨우 골목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박 모 씨/최초 신고자]
    "저희 딸하고 남편하고 같이 오다가, 남편하고 딸을 놓치고… 옆에서 밀려오고 앞에서 자꾸 밀어 왜, 이러셨나 봐요. 놓쳤어요, 아빠도 딸을."

    가족들과 다시 만나기는 했지만, 계속해서 골목 쪽으로 올라가는 인파를 보며 큰일이 일어나겠다는 공포를 느껴 112 신고를 했다고 합니다.

    [박 모 씨/최초 신고자]
    "1번 출구에서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나오는데 이 사람들은 이 위에 상황을 모르잖아요. 밑에서 많은 사람이 올라오잖아요. 그 위에 있는 사람들 더욱더 못 내려오는 거죠."

    박 씨의 휴대전화에 남아있는 112 신고 기록.

    핸드폰 시각을 기준으로 오후 6시 31분부터 약 2분간 통화가 이뤄졌습니다.

    여기서 박 씨는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당할 것 같다. 통제를 해줘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박 모 씨/최초 신고자]
    "저희 딸이 빠져나와서 제 옆에 와서 제가 통화하는 걸 들었거든요. '엄마가 압사할 것 같다' 하고 통제 부탁하는 전화, 내가 들었어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나흘이 지났지만, 그 골목을 빠져나오지 못한 희생자가 자신의 가족이 될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그때의 공포가 사라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박 모 씨/최초 신고자]
    "우리 딸이 사고 난 뉴스를 보고서 내가 저 자리에 있었고, 그때 누군가 넘어졌으면, 누군가 밀었으면 엄마, 우리도 그런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이었어…"

    박 씨의 최초 신고 이후에도 골목의 위험을 알리는 신고는 10건 더 잇따랐지만 결국 참사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MBC 뉴스 김정우입니다.

    영상취재: 임지수 / 영상편집: 정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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