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오늘도 유실물 보관 센터에는 발인을 마치고 온 유가족과 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하나하나 각자의 사연이 담겨있는 물건들은 가족들의 눈물, 탄식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구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주인을 잃은 시계 속 시간은 계속 흐릅니다.
벌써 나흘이 지났습니다.
아들의 신발을 한 짝씩 품에 꼭 안고 나온 어머니와 아버지.
슬픔은 울분으로 바뀌었습니다.
[고 이지한 배우 어머니]
"어떡해요! 한덕수 국무총리 아들이 112에 전화했으면 수백 명의 경찰들이 동원됐겠죠. 일반 사람들이 전화한다고 112가 무시해!"
배우의 꿈 하나만 바라보고 열심히 달려온 아들.
드라마 데뷔를 하게 됐다며 좋아하던 마지막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고 이지한 배우 어머니]
"병원을 돌아다니다가 시체로 왔어요. 그래서 내가 인공호흡을 했는데 안 일어나‥(우리 아들) 너무 예쁘거든요. 내 보물이거든요‥"
꼭 잡고 같이 걷다 놓쳐버린 남자친구의 손.
[생존자]
"제가 깨어나고 남자친구를 발견했을 때 이미 손 색깔이 변해있었는데 최대한 살리려고 해주셨고‥ 그랬지만 이제‥ 못 깨어났습니다."
돌아온 건 그의 신발 뿐입니다.
애써 담담하려 했는데, 이내 죄책감이 밀려듭니다.
[생존자]
"같이 돌아오지 못한 게 너무 미안하고요. 가족 분들도 너무 슬퍼하셔서 너무 미안합니다‥"
동생의 가방에서 그날 아침 쥐어준 용돈을 발견한 오빠와 홀로 돌아온 친구는 넋을 잃었습니다.
[유가족]
"용돈 줬는데‥ 못 쓰고 죽은 것 같아요."
보기만 해도 가슴이 아픈 그날의 물건들이지만, 떠난 이의 흔적을 거두려는 발걸음은 오늘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유실물 보관소의 문은 오는 6일까지 열려있을 예정입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김우람/영상편집: 민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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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구나연
'예쁜 내 아들, 내 보물'‥"돌아온 건 신발뿐"
'예쁜 내 아들, 내 보물'‥"돌아온 건 신발뿐"
입력
2022-11-02 20:50
|
수정 2022-11-0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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