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번 참사로 희생된 156명 중에 104명이 20대 청년들이었습니다.
이미 세월호 참사로 또래들의 죽음을 경험했던 젊은이들은 또다시 아픔과 슬픔을 넘어서 우울감과 불안감까지 느끼고 있습니다.
지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붉게 물든 캠퍼스에 놓인 게시판 위로 노란 쪽지들이 빼곡히 붙었습니다.
'많이 아팠지', '더 기억하고 생각하는 마음으로 살게요'
메시지들은 친구에게 보내는 말처럼, 그래서 더 마음 아픈 심정과 각오가 담겨있습니다.
이 학교에서는 세 명이 희생됐습니다.
[23살 대학생]
"정말 사람이 이유 없이 계속 살아가지 못할 수도 있구나. 공허한 것 같아요."
참사 현장에는 없었지만 또래의 젊은이들에게 그날의 충격은 이미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한동주 씨는 그날 집 근처 병원에서 앰뷸런스 소리를 밤새 들어야 했습니다.
[한동주/24살 대학생]
"새벽에 잠을 잘 수가 없더라고요, 너무 충격받아서. 주말 동안 너무 힘들었고 아직도 솔직히 생각하면 계속 힘들어요."
인터뷰한 두 학생들은 23살 24살입니다.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이미 또래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을 겪었습니다.
[한동주/24살 대학생 ]
"세월호 참사도 중학교 때 경험했고 또 이런 안 좋은 일을 경험하게 됐는데… 제 주변 또래들이나 저와 같은 세대를 살고 있는 친구들 비극을 들으면서 너무 공감하게 되고."
학창시절의 수학여행.
그리고 20대가 되어 코로나 2년을 거친 뒤 이제야 마스크를 벗고 즐기러 나섰던 이태원의 핼러윈 축제.
내가 아니었을 뿐, '내게도 일어날 수 있던' 일들이었습니다.
[21살 대학생들]
"저희에겐 사실 아무 일도 없는 거잖아요. 그런데도 뭔가 축 처진… <다음 연도부터 핼러윈이라는 자체 문화를 아예 즐기지 못할 것 같아요. 잃었어요, 아예 잃었어요.>"
또래 세대의 죽음에 슬픈 감정을 넘어 우울감 내지 불안감이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한예원/대학생]
"울컥울컥 하고 많이 무력해지는 것 같아요. 사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다시는 일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항상 다시 일어나니까."
[한동주/대학생]
"일부러 뉴스 같은 거 너무 찾아보지 않고… 점점 그래도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하고 있고."
많은 대학들에선 학생들을 상대로 심리상담에 나섰고 서울시는 2백여 개 정신의료기관에서 심리상담 지원을 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김백승 / 영상편집: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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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지윤수
세월호 이어 이태원 참사까지 겪은 20대‥'무력하고 공허해'
세월호 이어 이태원 참사까지 겪은 20대‥'무력하고 공허해'
입력
2022-11-02 20:53
|
수정 2022-11-02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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