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우리에게 익숙했던 일상 속 공간이 한순간에 재앙으로 변해버린 이태원 참사.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야구장처럼 익숙했던 곳들에서 위험을 느끼는 시민들이 많아졌습니다.
서울의 인구밀도는 OECD 국가 대도시들 중에서도 압도적인 1위인데, 이럴수록 이런 위험을 예방하고 대처하는 행정력이 중요하겠죠.
이유경 기자가 시민들을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서울에서 가장 붐비는 곳.
출퇴근길 지하철입니다.
사람들로 가득한 플랫폼.
매일 겪는 익숙한 풍경입니다.
"매우 혼잡합니다. 후속 열차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찬 열차 안에 몸을 밀어 넣는 사람, 벽을 붙잡고 간신히 버티는 사람.
이태원 참사는 이런 익숙한 일상의 위험성을 새삼 깨닫게 했습니다.
[허정은]
"좀 무섭긴 하거든요. 평소에도 지옥철 탈 때 찝찝했는데, 남일 같지가 않더라고요."
평소와 달리, 그냥 다음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홍경의]
"지금은 빨리 가려는 것보다 안전히 가자는 생각이 들고 다음 전차를 좀 기다려서 좀 더 여유 있게 타는 것 같습니다."
열차보다 더 위험한 곳은, 사실 계단과 에스컬레이터입니다.
[표지현]
"에스컬레이터 같은 거 탈 때도 위에 사람이 있으면 넘어져서 내가 죽게 되면 어떡하지라는 공포감이 생긴 것 같아요."
한국시리즈가 열린 야구장에 모인 사람들도 비슷한 걸 느낍니다.
[강성남]
"오늘 야구장 오는데도 사실 애들이 많이 반대했어요. 사실 지금 사람이 많으면 겁이 나요."
서울의 인구밀도는 1제곱킬로미터당 1만 6천7백 명.
런던과 도쿄의 3배가 넘고, 뉴욕보다는 8배나 높습니다.
매일 도시 어딘가에서는 수만 명이 모이는 스포츠 경기와 대형 공연이 열리고, 출근길 김포도시철도에는 표준 인원의 3배가 탑니다.
과밀이 일상이 된 사회.
그래서 더 중요한 건, 이런 위험을 미리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는 행정력이 제대로 작동하는 겁니다.
[제진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전 교수]
"이런 사고는 선진국 후진국이 없어요. 다만 사고가 났을 때 그것에 대해서 학습할 수 있는 교훈을 빼내지 못한다면 그건 후진국이 아니라 야만국이죠."
전문가들은 시민들이 위험을 인식하고 정확한 대처법을 아는 게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지나친 두려움을 가져서도 안 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취재: 김신영 한재훈 이관호 / 영상편집: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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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유경
시민들 엄습한 과밀 사회의 공포 "교훈 못 얻는다면 야만국"
시민들 엄습한 과밀 사회의 공포 "교훈 못 얻는다면 야만국"
입력
2022-11-02 20:55
|
수정 2022-11-02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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