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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보고체계 사실상 '먹통'‥5시간 40분의 미스터리

경찰 보고체계 사실상 '먹통'‥5시간 40분의 미스터리
입력 2022-11-03 20:01 | 수정 2022-11-0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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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엿새째인 오늘.

    사망자는 그대로 백 쉰여섯 명, 부상자는 열네 명이 추가로 집계가 돼서 모두 백 여든일곱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압사 위기를 경고하는 첫 번째 112 신고가 그날 오후 6시 34분에 들어왔었는데, 그때부터 경찰청장이 이태원 상황을 보고받기까지 무려 5시간 40분이 걸렸습니다.

    경찰의 보고체계가 완전히 먹통이었던 건데 어떻게 이럴 수 있었던 건지, 윤수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압사당할 것 같았는데 겨우 빠져나왔다"며 경찰의 통제를 요청했던 최초 신고자.

    그날 오후 6시 34분이었습니다.

    [최초 신고자]
    "저희 딸이 이제 빠져나와서 이제 제가 통화하는 걸 들었거든요. 압사할 것 같다고 통제 부탁하는 전화‥"

    하지만 윤희근 경찰청장이 첫 보고를 받은 건 날짜를 넘긴 새벽 0시 14분, 김광호 서울지방경찰청장도 밤 11시 36분 처음으로 보고를 받았습니다.

    경찰 보고체계에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걸까.

    제대로 작동됐어야 할 보고 라인은 크게 2개.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에서 시작해 '서울청 상황관리관'을 거쳐 경찰청 상황실과 서울청장에 보고되는 구조입니다.

    서울청에서 지령을 받은 용산경찰서 상황실에서 '용산서장'을 거쳐 서울청장에 보고하는 절차도 있습니다.

    [황창선 /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
    "보고가 들어오면 시·도 경찰청에서 우리 경찰청 상황실로 보고가 됩니다. 아주 급하거나 그런 경우에는 서장이 지방경찰청장, 또 지방경찰청장이 본청장한테 전화상으로 보고하는‥"

    그런데 이 두 가지 라인이 모두 먹통이었습니다.

    먼저 당시 서울청 112상황실 책임자였던 류미진 상황관리관.

    MBC 취재 결과, 류 관리관은 190여 건의 관련 신고가 쏟아지던 밤 12시 2분이 돼서야, 상급자인 경찰청 상황담당관에게 상황을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매뉴얼상 상황 관리관은 근무 도중 상황실을 지켜야 하는데, 어떤 이유에선지 자신의 사무실에 머물다 뒤늦게 복귀한 겁니다.

    사고 직후 현장에 나갔던 용산서장 역시, 1시간이 훌쩍 지난 11시 34분에야 서울청장에게 처음 전화를 걸었습니다.

    심지어 서울청장마저도 경찰청장으로부터 연락을 받기 전까지, 먼저 보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총체적인 늑장 보고에, 핵심 기관장인 경찰청장이 사실상 가장 늦게 상황을 파악하게 된 겁니다.

    경찰 특별감찰팀은 보고라인의 핵심이었던 류미진 총경과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했습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영상취재 : 박주영
    영상편집 :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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