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서장 밤 11시 5분 현장 도착‥청장은 캠핑장서 취침

◀ 앵커 ▶

이태원 참사 당일 관할 경찰서장이었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늦은, 밤 11시 5분에야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참사 발생 사실을 보고받지 못한 채 충북 제천의 캠핑장에서 잠자리에 든 상태였습니다.

고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지난달 29일.

경찰 상황보고서에는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이 사고 직후인 밤 10시 20분 도착해 인파 분산 조치를 했다고 기록됐습니다.

그런데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실제로 이 전 서장의 도착 시간이 그보다 45분 늦은 밤 11시 5분이었던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당일 저녁 대통령실 인근 집회를 통제하던 이 전 서장이 현장에서 철수한 건 9시 20분쯤이었습니다.

집회가 있었던 삼각지역에서 이태원 참사 현장까지는 약 2킬로미터.

걸어도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1시간 45분 뒤에 도착한 겁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와 특별감찰팀은 이 전 서장이 왜 이렇게 늦게 도착했는지, 또 도착 시간을 허위로 보고한 것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당일 밤 윤희근 경찰청장도 참사 발생 사실을 모른 채 밤 11시쯤 충북 제천의 캠핑장에서 잠자리에 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우종수/경찰청 차장]
(참사 당일 윤희근 청장이 충청북도에 있었던 걸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개인적인 아마 용무가 있어서 가신 거로까지만 제가 알고 있고요."

경찰청 상황담당관이 밤 11시 32분쯤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다시 20분 뒤 전화를 걸었지만 윤 청장은 모두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다음 날 새벽 0시 14분이 돼서야 전화 통화로 상황을 보고 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청이 참사를 인지한 것도 서울경찰청의 보고가 아닌, 소방청의 협조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소방청이 "구급차가 이태원 참사 현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인근 교통을 통제해달라"고 경찰청에 요청한 건 밤 10시 56분.

서울경찰청이 경찰청에 참사 사실을 보고한 건 이보다 1시간 6분 뒤인 다음날 0시 2분이었습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

영상 편집: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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