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
워싱턴 특파원 왕종명입니다.
저는 지금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주에 와있습니다.
미국 역사상 5번째 위력의 허리케인이 강타한 지 한 달이 훌쩍 넘었지만 폐허는 그대로이고 그 사이 미국 중간선거는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재난 속 투표를 대하는 유권자의 표심은 어떤지 또 전통적인 경합지인 플로리다의 판세를 통해 중간선거 미국 전체 판세를 가늠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백 년 만에 초강력 허리케인이 상륙한 해안가는 쑥대밭 그대로… 손도 못 대고 있습니다.
도로 옆엔 건물 잔해가 수북하고 상가든 주택이든 기둥만 남은 누더기입니다.
시속 240km의 강풍에 배가 다른 배 위로, 아니면 주택가로 날아갔습니다.
사망자 최소 114명, 이재민 6백만 명, 재산 피해 우리 돈 85조 원이란 숫자가 플로리다의 상처를 설명합니다.
이 폐허가 언제 제모습으로 돌아갈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미셸/플로리다 주민]
"지금은 겉에만 청소해 놓았는데 적어도 3년은 걸릴 겁니다. 너무 많이 파괴됐어요."
[존 라벨/자원 봉사자]
"공동체를 복구하는 데 보통 5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5년요."
그래도 투표는 해야 합니다.
플로리다주는 허리케인 피해를 입은 3개 지역의 사전 투표 기간을 앞뒤로 늘려서 투표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투표소로 나오는 자체가 고난이라 그렇습니다.
[로라/플로리다 주민]
"지금은 나아지고 있지만 도로가 폐쇄되기 전에 사람들이 투표소에 갈 수 있도록 돕는 계획을 세워야 했습니다."
투표를 거부한 유권자도 있습니다.
허리케인 탓도 있지만 어느 당 누구를 찍을지, 마땅한 후보가 없다는 겁니다.
[에릭/플로리다 주민]
"민주당은 코로나 유행 동안 한 일이 못마땅하고 공화당은 전반적으로 싫어요. 그래서 지금은 둘 다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민자가 몰려들고 백인 인구의 비율이 줄면서 플로리다는 민주, 공화당이 엎치락뒤치락해온 전통적인 경합지였습니다.
최근 두 차례 선거에선 공화당이 우위를 보였는데 이번에도 공화당 출신 주지사가 허리케인에 대비를 잘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우세합니다.
[노상범/플로리다주 탬파대학교 교수]
"빨리빨리 구조 요청이 전달이 됐고 피해 복구를 위한 도움이 빨리 왔던 걸로 (알고 있어요.)"
경합지가 이렇다 보니 미국 전체 판세 역시 공화당이 하원 의석 기준, 열 석 이상 승리해 다수당이 바뀔 거라는 여론 조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미국 선거의 승자는 기름값이 결정한다"고 말할 정도라서 물가오름세를 잡지 못한 바이든 행정부를 향한 심판의 강도가 변수입니다.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트럼프의 대선 재도전의 발판이 될 거란 점 또한 관전 포인트입니다.
그에 대한 향수와 반감이 엇갈리는 가운데 트럼프 자체가 하나의 선거 이슈가 됐습니다.
[트럼프 지지자]
"2024년엔 트럼프를 찍으세요. 그들은 뒤집을 겁니다. <왜 트럼프죠?> 그냥 트럼프를 믿으세요."
[캐서린(트럼프 반대)]
"트럼프는 범죄자입니다. 당장 감옥에 가야 합니다. 지금은 추종자들이 지켜주고 있는 거예요."
여당이 승리한 적이 역대 딱 3번 밖에 없어서 중간선거를 두고 "현직 대통령의 무덤"이라고 하는데 현재로선 이번 선거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은 겁니다.
그래서 민주당은 반전을 공화당은 굳히기를 위해 표가 될 만한 인물을 총동원했습니다.
[버락 오바마/전 미국 대통령(민주당)]
"보통 중간선거가 민주당에 더 힘듭니다. 그들(유권자들)은 아마 의회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공화당)]
"미국을 성공적이고 안전하고 영광스럽게 만들기 위해 아마도 나는 다시 나설 겁니다."
이번 중간선거의 결과는 다음 대선에 출마할 누군가에게 정치적 뜀틀이 될 수도 있고 수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2024년 대선도 이미 시작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플로리다에서 MBC 뉴스 왕종명입니다.
영상취재: 김태효 / 영상편집: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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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왕종명
[특파원이 간다] 허리케인 속으로‥물가와 트럼프 변수 속 미국 중간선거
[특파원이 간다] 허리케인 속으로‥물가와 트럼프 변수 속 미국 중간선거
입력
2022-11-07 20:22
|
수정 2022-11-07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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