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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젠 정치의 시간"‥노골적으로 압박

[단독] "이젠 정치의 시간"‥노골적으로 압박
입력 2022-11-09 20:19 | 수정 2022-11-09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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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교육부는 이번 개정안이 '국민소통채널'까지 새로 개통해 폭넓게 의견을 수용한 결과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공식적인 입장과 달리 연구진 회의에 참석한 교육부 관계자들이 "지금이 정치의 시간"이라거나 "정책 환경이 바뀌었다"면서 연구진들을 노골적으로 압박한 정황이 담긴 녹취파일을 MBC가 입수했습니다.

    정영훈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9월 30일 열린 개정교육과정 공청회.

    연구진이 낸 시안 어디에도, 이번 예고안에 포함된 '자유 민주주의'란 용어는 보이지 않습니다.

    [장홍재/교육부 학교교육지원관(8월 31일)]
    "연구진의 연구 자율성에 기초해서 협의들이 이뤄지고요. 올해 처음 개통된 국민소통채널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서)…"

    그런데 공청회가 끝난 직후인 지난달 10일.

    연구진 회의에 교육부 직원 2명이 불쑥 나타났습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후보로 지명된 지 열하루째 되던 날이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 A/역사 교과 연구진 회의 녹취(10월 10일)]
    "어려운 얘기지만 꺼내겠습니다. 저희가 용어와 관련해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다시 이제 시안 안에… 최종안이겠죠."

    '자유 민주주의' 용어를 넣어 달라는 요구.

    그러면서 교육부 역시 '정책 환경'의 변화와 함께 안팎에서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교육부 관계자 B/역사 교과 연구진 회의 녹취(10월 10일)]
    "저도 압박을 굉장히 많이 받았고…"

    [교육부 관계자 A/역사 교과 연구진 회의 녹취(10월 10일)]
    "정치의 시간, 정치의 시간이고, (10월) 17일에 국교위 국감입니다."

    특히 비공개가 원칙인 연구진 명단을 공개하라는 여당 의원들의 압박이 있었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교육부 관계자 A/역사 교과 연구진 회의 녹취(10월 10일)]
    "00의원과 00의원이 연구진 명단 공개하라는 거를 되게 강하게 압박을 했고…"

    교육부 협력관들이 연구진 회의에 등장해 연구 수정을 요구한 건 전에 없던 일이었습니다.

    [역사 교과 연구진 B]
    "토씨 하나를 고치는데도 한참의 논의를 거쳐서 만들어왔는데 굉장히 정치적인 그런 요구로 저희는 받아들였고…"

    연구진은 교육부의 압박이 공청회 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면서, 하지만 17명 가운데 단 한 명도 '자유 민주주의'란 표현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역사 교과 연구진 A]
    "전체 회의에서 결정을 한 거거든요. 한 번 한 게 아니라 여러 번 논의가 있었어요."

    오늘 교육부의 발표와 달리, 국가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회도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역사 교과 연구진 B]
    "2011년에도 자유민주주의라고 하는 용어를 연구진 동의를 받지 않고 넣었던 전력이 있는데 그때도 장관이 이주호 장관이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장관 임명되자마자…"

    교육부는 연구진 압박 여부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다만 교육과정 개정안을 확정하고 고시하는 법적 권한은 교육부에 있다고 답했습니다.

    MBC뉴스 정영훈입니다.

    영상취재: 정우영 김재현 / 영상편집: 김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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